< SK하이닉스 별명은 '하락닉스'…주가하락 악몽 재현>

입력 2013-08-08 08:02
몇년 전 주가가 계속 내려 '하락닉스'란 별명을얻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또다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올해 3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부터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컨센서스로 자리잡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런 까닭에 최근 SK하이닉스는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는 민감한 전형적인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조1천136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밝혔다.



하지만 발표 당일 SK하이닉스 주가는 불과 0.18%(50원) 오르는데 그쳤고, 이튿날인 26일에는 오히려 1.57%(450원) 빠졌다. 발표 후 3거래일째인 29일에는 하루만에 4.09%(1천150원)나 폭락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종 투자의견을 하향하자 기관과 외국인이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결과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후 서서히 회복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또다시 3.63%(1천원)나 급락했다.



이번에는 스마트폰 산업의 부진이 반도체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이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확산한 것이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증권사 상당수도 SK하이닉스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실제 반도체 디램 가격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이후 하락반전했다.



2Gb 디램(DDR3 2Gb 256Mx8 1600㎒) 가격은 연초 1.05달러에서 6월 중순 1.94달러로 84.8% 급등했지만, 현재는 1.55달러에 거래돼 상승폭의 절반 가량 되돌림이 나타났다. 4Gb 디램(DDR3 4GB 512Mx8 1600㎒)도 5월 초순 3.17달러에서 6월 중순 3.78달러로 한달여만에 19.2%가 올랐으나 현재 가격은 3.20달러로 하락세다.



여기에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친 만큼 관련 업체의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평가다.



결과적으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10거래일간 SK하이닉스는 주당 2만8천600원에서 2만6천550원으로 7.2%(2천50원)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투자심리가 무너진 상태인 만큼 뭐든 빌미만 있으면 조정을 받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 호조에 기대를 걸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 사이에선 2007년 중순3만원대 후반에서 2008년말 6천원 내외까지 주가가 꾸준히 내리면서 붙은 '하락닉스'란 옛 별명까지 들먹여진다.



증권가 일각에선 실제 시황이나 회사의 내재가치에 비해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부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당분간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전문가들이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산이 높으면 골도 더 깊은 법"이라며 "올해 상반기에일시적 수급 불균형으로 PC 디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과도하게 확대된 기대감이 하반기에 비관론으로 전환하면서 반작용이 크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램 현물가격 하락으로 비관론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주가는 추가하락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물가격 하락에 따른 공포감의 정점이 고정거래가격하락이라면 이 시점에서야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고, 이 시기는 8월 중일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