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싶어도 물량 없다'…코넥스 종목 매물 소진

입력 2013-08-04 05:56
퓨얼셀 등 3개사, 한달새 잠재물량 30∼40% 소진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가 출범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일부 종목의 매물이 조기 소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초 지분 분산이 미흡해 유통주식 수가 부족한데다, 개인이 내놓은 물량을 장기투자 목적의 기관이 일방적으로 사들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넥스 출범 당일인 지난달 1일 기준으로 22개 상장사의 소액주주 지분비중은 평균 12.0%였다.



과반수인 14개 상장사는 소액주주 지분비중이 10%에 미치지 못했다. 피엠디아카데미, 비앤에스미디어, 스탠다드펌 등 3종목은 아예 소액주주 비중이 0%다.



문제는 대부분 개인투자자인 소액주주 외에는 사실상 보유주식을 매물로 내놓을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는 향후 코스닥 이전상장을 고려하면 지분율을 일정 이상으로 유지해야 할 뿐 아니라, 주식을 매각했다가 자칫 '먹튀' 논란에 휘말릴 수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투자 성향을 가진 기관이나 외국인은 '바이 앤 홀드'(Buy & Hold)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매물이 나오기 힘들다.



실제 코넥스 출범 후 이달 2일까지 한 달여간 코넥스 시장의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개인은 전 종목에서 순매도를 보였고, 총 90만100주를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전 종목에서 순매수를 해 모두 105만400주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도1만2천주를 사들였다.



이에 일부 종목에서는 이미 개인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3분의 1에서 절반가까이가 기관 투자자의 손으로 넘어갔다.



퓨얼셀의 경우 코넥스 상장 이후 개인이 순매도한 주식이 4만5천300주다. 이는상장 당시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총수(11만1천220주)의 40.7%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이로닉과 아진엑스텍도 같은 기간 소액주주 보유수량의 38.2%와 30.0%에 해당하는 7만5천700주와 21만7천800주의 개인 순매도가 나타났다.



이밖에 대주이엔티, 아이티센시스템즈, 엘앤케이바이오, 랩지노믹스 등도 같은방식으로 살펴봤을 때 잠재물량의 10∼23%가량이 소진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애초 자금조달이나 거래가 될 수 있는 정규시장을 만드는 데 의의가있었고 거래부진은 예상됐던 결과라면서도, 물량소진에 따른 시장왜곡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거래량을 늘릴 방안으로 거론돼 온 유상증자가 사실상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금융당국도 딱히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부분은 당국에서 어떻게 하라고 할 수 없는 문제이고 대주주와 지정자문인이 서로 의견을 모아 답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거래활성화를 위해 섣불리 규제를 완화할 경우 시장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는 만큼 좀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