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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신흥국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가회복세를 보이며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 시장은 자금이탈이 이어지며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 시장 불안은 하반기 한국 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근 이 지역에 대한 한국 수출이 큰 폭으로 둔화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무역협회,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을 비롯한 주요 아시아 신흥국이 포함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대한 한국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5.4%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8월(-25.7%)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수치다.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내려간 것은 작년 9월(-0.9%) 이후 처음이다.
대 아세안 수출은 최근 몇 년간 급증 추세였다. 2009년 -16.8%로 주춤했지만 2010년 29.8%, 2011년 35.0%, 2012년 10.2%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올해도 상반기 9.9% 성장했지만 월별로는 최근 들어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하고있다. 3월 17.8%, 4월 14.6%, 5월 11.6%로 낮아지더니 6월 0%를 나타냈고 급기야 7월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지난달 한국의 전체 수출은 엔화 약세 등 악재 속에서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2.6% 증가했다.
중국(14.5%), 미국(8.5%), 유럽연합(8.2%)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주요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수출증가율이 크게 떨어진 점은 하반기한국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수출 부진은 이들 국가의 경제 여건과 관련이 깊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구체화하자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면서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경기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 일부 국가는 통화, 채권가격, 주식이 동시에 약세를보이는 '트리플 약세'가 계속되면서 금융위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금리는 6월 말 7.13%에서 7월 8.30%까지 치솟았다. 인도루피화 가치는 6월 5.1% 떨어진 데 이어 7월에도 2.8% 추가로 하락하는 등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선호도가 낮아져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며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여파는 한국의 대 아세안 수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경상수지 적자로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취약해지고 있어 이들 국가의 불안 요소가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의 조정 과정에서 나온 경기부양과 통화 확대의 부작용이 신흥국 경제에 나타나고 있다"며 "신흥국으로의 수출 둔화가 부정적이지만 세계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온 신흥국의 부진을상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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