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관기관장들 '독서 열풍'…해외여행 포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증시침체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올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거나 쉬더라도 독서를 하며 경영혁신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더위를 이긴다는 계획이다.
증권 유관기관장들도 국내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증권업계 사정도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독서를 즐기며 난국을 타개할 지혜를 구할 예정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8월 1일부터 5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난다. 국내 조용한 곳에서 독서를 즐기며 하반기 금융정책 현안 해법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마천의 글을 정조가 엮은 '사기영선(史記英選)'을 비롯해 '어제까지의 세계'(제레드 다이아몬드), '근대를 말하다'(이덕일) 등 여러 분야의 책을 챙겨갈 계획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다음달 14∼16일 서울 근교 휴양지에서 가족과 조용히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최 원장은 이번 휴가 때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우리 안의 우주', '코스모스' 등 우주와 인간에 관한 책을 갖고 간다. 또 이슬람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아랍 역사서 '무깟디마'도 가져간다.
세상의 역사적 변화와 발전 방향에 대한 고찰을 통해 우리 시대가 원하는 사명에 대해 살펴보고 이 시대 금융의 올바른 역할과 정책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 원장은 여름휴가 기간 국민에게 다가가고 신뢰받는 금감원을 만들기 위한 구상에 전념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증권 유관기관장들도 각 기관의 업무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올해 여름휴가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 같다.
김진규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은 원래 5일로 계획한 여름휴가를 이틀 줄여지난 29∼31일 사흘간 휴가를 보냈다. 이사장 공석 상태가 길어져 휴가 첫날인 29일에도 오전에는 거래소에 출근했다.
우주하 코스콤 사장은 올해 휴가 계획이 없다. 거래소 전산사고 등으로 현안이있는데다 사의를 표명한 상태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휴가 계획을세우지 않았다.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다음달 9∼13일 가족과 함께 지방을 찾을 계획이다.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계획도 구상할 계획이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다음달 5∼11일 여름휴가를 떠난다. 국내에 머물면서 책을 읽고 손자 등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증권사 사장들은 회사 사정에 따라 여름휴가 계획이 서로 다르다.
최근 취임한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과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회사 내부 경영 현안이 많은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등은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
지난달 말 취임한 정진석 사장은 업무 보고 등 바쁜 회사 일정을 이유로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김원규 사장도 이달 7일 취임한 이후 회사 업무 파악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느라 여름휴가를 포기했다. 이전 사장들은 3∼4일씩 휴가를 다녀왔다.
지난해 11월 취임해 첫 여름휴가를 맞는 윤경은 사장은 증권업계 사정이 좋지않은데다 내부 경영현안도 챙겨야 할 것이 많아 휴가를 가지 않기로 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등도 다음달잠시 시간을 내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거나 경영구상을 하고 돌아올 계획이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작년에 일본 여행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8월 중순 3일 정도 휴가를 내 국내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증권사 CEO 중에는 나름대로 취미 생활을 살려 여름휴가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다음달 12∼15일 3박4일 일정으로 가족과 함께 '국내 맛기행'을 떠날 예정이다. 유 사장은 각종 요리 과정을 수료하는 등 요리에 조예가 깊다.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공동대표는 다음달 15∼18일 지리산 등반과 독서를 계획하고 있고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공동대표도 다음달 5∼9일 그동안 못 읽은 책을 읽고등산을 하면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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