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회사채도 '외면'…미매각률 급등

입력 2013-07-17 05:52
금리 변동성 큰 탓, 발행사·투자자 모두 부담



국내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회사채 미매각률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 출구전략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수요가 위축돼 우량기업의 회사채마저 외면받는 형국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12일) 기준 무보증 회사채의 발행금액과 미매각 금액은 각각 2천400억원, 1천700억원으로 미매각률은 70.3%에 달했다.



미매각률은 올해 1월 말 4.5%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2월(24.3%), 3월(23.5%), 4월(31.5%), 5월(39.9%)에 20∼30%대를 기록한 미매각률은 6월 들어 57.3%로 급등했다.



6월에는 발행된 회사채의 수요예측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미매각 물량(9천억원)이 급증했다.



지난달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참여율은 60.2%로 올해 처음으로 100%를 밑돌았다.



채권 시장에서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 참여자들이 회사채 발행과유통에 부담을 느낀 탓이다.



수요예측에서 소화되지 않은 미매각 물량은 가격이 내려간 채(금리가 올라간 채) 유통시장에서 재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높아진 미매각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회사채 금리는 더 올라가 시장이더욱 경색되는 악순환을 낳는다.



특히 STX그룹 사태의 후폭풍에 해운과 조선, 건설 등 취약 업종은 물론 회사채시장 전체가 어려움에 빠지자 우량 기업의 회사채마저 안 팔리고 있다.



최근 1개월 이내 A등급 이상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발생한 미매각액은 6천630억원이었다. 청약·발행 후 매수를 통해 5천142억원이 소진됐지만 여전히 1천488억원이 미매각 잔액으로 남았다.



우량기업의 회사채마저 팔리지 않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은 금리 변동성의 확대 때문이다.



증권사의 경우 금리 상승추세가 이어지면 보유한 미매각 물량의 평가손실이 커져 손해를 본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선 발행사도 적절한 발행 금리를 찾기어려운 상황에 내몰려 발행 자체를 보류하거나 취소한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고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발행자는 조달금리 부담을 느껴 발행을 꺼린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변동성이 커지는국면에서는 수요예측 참여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연홍 NH농협증권 연구원도 "STX 회사채 이슈는 노출이 된 측면이 강해 수요예측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오히려 금리 변동성이 심해짐에 따라 수요심리가 위축돼 기관 투자자들이 우량등급의 회사채마저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