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 "미국 양적완화 과도…빨리 중단해야"

입력 2013-07-07 14:00
"유럽은 부양책 필요…신흥국은 주의해야"



글로벌 금융그룹인 BNP파리바 그룹의 필립 다비스네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경제연구소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3차 양적완화가 미국 경제 상황에 비해 과도한 정책으로, 빨리 축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내 투자자 등에 세계 경제 상황을 설명하려 한국을 처음 찾은 다비스네 소장은 7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재정 건전성과 2%에 근접한 비교적 양호한 성장률을 보면 올초부터 이미 양적완화를 지속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의 대략적인 일정을 제시한이후 각국 증시가 요동치고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시장은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다비스네 소장은 "버냉키 의장은 완만한 변화를 바라겠지만, 시장은 중앙은행 결정보다 앞서 나가기 마련이고 당연히 급변한다"며 "지금 조치하지 않으면부작용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출구전략이 단행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언제든 변동성 장세를 겪을 것이므로 양적완화 지속에 따른 위험이 더 커지기 전에 양적완화를 중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 상황에서는 금융완화로 대출이 증가하는 게 아니라 단기 투자금이 신흥시장으로 몰리는 결과만 낳는다는 점을 대표적 부작용으로 꼽았다.



그는 "연준이 채권 매입을 중단한다면 실제 경기 회복을 뜻하는 것이므로 미국증시에 좋은 일"이라며 "세계적으로 금리가 점차 인상될 것이고 '셰일가스 혁명'으로 미국의 에너지 비용이 줄고 있으므로 미국 경제 전망은 긍정적이며 세계 자본은미국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비스네 소장은 유럽에 대해서는 다르게 진단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미국과 달리 이중 침체에 빠진 상황이며 그동안긴축정책으로 성장이 주춤한 만큼 어느 정도의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부채가 너무 많으면 성장에 좋지 않고, 긴축과 성장은 모순되는 관계라결정이 쉽지 않다"면서도 "긴축으로 성장을 완전히 죽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유럽시장이 최근에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부양 의지를 피력한 데 대해서도 다비스네 소장은 시장에 상세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며 "시행이 쉽지 않더라도 유동성 공급의 수단은 남아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신흥국 경제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개선되고 유럽은 아주 악화하지 않겠으나 인도·브라질 등에는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중국도 경기후퇴까지는 아니더라도 3·4분기에 경제둔화 추세를 뒤집기쉽지 않을 것이고 투자에서 수요로 경제 중심을 옮기는 과제도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중앙은행과 정치인들은 경제 부양과 재선에 관심이 있지, 증시를 살리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며 증시의 본성은 안정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비스네 소장은 1994년부터 BNP그룹의 수석 경제학자를, 2000년부터 이 곳의경제연구소장을 맡았고 프랑스 국가경제위원회 위원과 파리 소르본 도핀 대학교 부교수도 겸하고 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