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설상가상"…수수료 급감에 저축은행도 '골치'(종합)

입력 2013-07-04 10:06
<<현대저축은행이 올해 2월부터 월별 실적 흑자로 돌아섰다는 내용 추가>>수익다변화 위해 인수한 저축은행 실적 나빠 '애물단지'



증시 침체로 주식거래 수수료 수입이 급감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인수한 저축은행마저 실적이 부진해 어려움을겪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증권[003450]의 자회사 현대저축은행은 2012회계연도(2012년4월∼2013년3월)에 537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



현대증권은 지난 회계연도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40억원의 영업손실과 6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34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를 유지하고 당기순손실도 21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선박펀드와 자회사 손실이 반영되면서 연결 기준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대신증권[003540]이 지분 100%를 가진 대신저축은행도 영업손실 118억원과 순손실 99억원을 냈다. 대신증권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순이익이 172억원이지만연결 기준 순이익은 34억원으로 급감했다.



키움증권[039490] 자회사인 키움저축은행도 당기순손실 13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증권사는 대부분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인수를 결정했다. 새로운 수익원을창출하고 '스탁론' 등을 이용해 증권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였다. 고객 기반 확보에도 목적을 뒀다.



현대증권은 대영저축은행을 인수해 현대저축은행으로 출범시켰고 대신증권도 도민저축은행·부산2저축은행·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대신저축은행으로 운영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1월 삼신저축은행 지분을 50.5% 취득해 키움저축은행을탄생시켰다.



증권사들이 새로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만 해도 나름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은 실정이다.



당시 주목받았던 스탁론(주식담보 대출)은 증시 침체가 장기화하고 개인투자자들이 다수 주식시장에서 이탈해 수요가 줄었다. 스탁론을 이용하면 원금의 최대 3배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증시 활황기에는 개미 투자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증권업과 저축은행 업황이 함께 나빠져 증권사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현대증권은 현대저축은행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 2천억원 이상을 투입,노동조합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역할이 점점 대부업체로 넘어가고 있어 증권사들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저축은행 자회사를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빌려 운용하려던 증권사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인수한 저축은행의 실적이 최근 흑자로 돌아서면서 이번 회계연도에는 경영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1월까지 적자를 낸 현대저축은행은 2월부터 월별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4월 8억2천만원, 5월에는 5억2천만원의 흑자를 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인수한 저축은행도 1년 이상이 지나고서 정상화됐다"며 "아직 적자 규모가 크지는 않기 때문에 저축은행 실적이 증권사실적에 큰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