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펀드 한국물 청산 완료…"외국인 귀환 기대"

입력 2013-07-02 19:00
미국의 세계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뱅가드그룹이 운용하는 뱅가드펀드의 한국물 청산이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이에 따라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나타났던 외국인 매도 행진이 잦아들 것이라는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뱅가드펀드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신흥국 ETF의 기준 지수 변경을 마쳤다고 공지했다.



뱅가드는 작년 10월 22개 금융상품의 기준 지수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제공하는 지수에서 FTSE와 시카고대학의 CRSP가 제공하는 지수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주식시장은 MSCI지수에서는 신흥국에 포함돼 있지만, FTSE에서는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뱅가드는 약 559억 달러 규모의 신흥국 펀드에서 14.9% 정도를 차지하는 한국물을 청산하기 시작했다. 청산 규모는 9조4천억원으로 예상됐다.



뱅가드펀드의 한국물 청산은 비교적 완만하게 이뤄졌다. 물량 전체를 100%로 봤을 때, 25주간 매주 3.5∼4.5%를 정리하는 식이었다.



애초 뱅가드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올해 초부터 7월 3일까지 자금을 빼낼 것으로전망됐지만, 예상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청산 완료를 발표했다.



뱅가드의 지수 변경은 연초 엔화 약세 우려, 5월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



작년 12월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5천795억원 어치를 쓸어담은 외국인은기준지수 변경이 시작된 올해 1월에는 1조8천881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올해 1∼3월에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천9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4∼5월에는 2조1천914억원 어치를 팔았다.



특히 5월 말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뒤로 외국인은 한국 시장에서 급속도로 자금을 빼냈다. 외국인은 6월 한 달간유가증권시장에서 5조19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뱅가드의 매물 부담이 사라지면서 외국인의 매도세도 속도조절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매주 4천억원 정도씩 나오던매물이 제거된 것은 긍정적"이라며 "외국인 수급이 긍정적으로 바뀌면 최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비운 종목들이 다시 빛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뱅가드 문제와 미국·중국발 위험으로불거진 외국인 매도는 차츰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매도가 강하게 나타났던 화학, 조선, 자동차, 전기전자(IT)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