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폭락의 주요 원인 하나로 올해들어 급증한 신용융자 잔고가 꼽히고 있다.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신용융자 물량이 나오면서 투매를 부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융자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다. 주가하락이 계속되면 신용융자 거품이 터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 급팽창 코스닥 신용잔고 사상 최대치 2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24일 기준 2조2천11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는 2조5천973억원이었다.
전체 시가총액은 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신용잔고규모는 비슷하다. 그만큼 코스닥시장 신용잔고 규모가 지나치게 부풀어 있는 셈이다.
코스닥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증가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5일 2조3천69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잔고는 작년말 1조6천887억원이었으나 6개월여 만에 40.3% 급증했다.
코스닥 하락세와 함께 최근 신용융자 잔고도 감소하고 있다. 최근 6일 연속 신용융자 잔고가 축소되며 코스닥지수 하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용융자 청산이 코스닥 급락에 악재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지수가 하락하면서 신용잔고가 줄어들었는데 코스닥은 오히려 늘었다"며 "중국 시장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코스닥지수하락세가 나타났는데 투자자들이 더는 주가 수준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 신용융자 잔고 급증 종목 '주의' 코스닥지수 급락과 함께 그동안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한 종목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신용융자 잔고 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코스닥 상장사는 차바이오앤으로 195억6천500만원 늘었다. 이 종목은 25일 5.43% 하락했다.
파트론[091700]은 같은 기간 신용융자 잔고가 132억9천만원 늘었고 주가는 이날9.86% 내렸다. 크루셜텍[114120]은 129억800만원 증가했고 8.16% 하락했다.
씨티씨바이오[060590]와 CJ[001040] E&M[130960]은 각각 신용융자 잔고가 121억8천800만원, 97억원 늘었다. 두 종목도 이날 각각 10.47%, 6.41% 하락했다.
그 외 게임빌[063080](91억2천300만원), 루멘스[038060](89억6천500만원), 에스엠[041510](84억4천400만원) 등이 올해 신용융자 잔고 증가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신용융자 잔고비율(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고비율)이 10%에 육박하는 종목도다수다.
에스텍파마[041910]는 잔고비율이 9.69%에 달했고 피에스텍[002230](9.56%), 하이소닉[106080](9.40%), 플랜티넷[075130](9.09%), 한국전자인증[041460](8.88%) 등도 비율이 높았다.
앞으로 코스닥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신용잔고 물량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하루 만에 5% 이상 폭락한 것은실적 요인도 있지만 신용잔고로 인한 증폭 효과도 작용한 것"이라며 "주가 하락기에는 신용잔고가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현상을 가속화하는 요인이어서 그만큼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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