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후폭풍'…비우량 회사채 금리 9%선 돌파

입력 2013-06-23 05:52
자금시장 경색 우려, '한계기업 도산' 위기 높아져



미국 양적완화 축소 방침의 후폭풍으로 우리나라 비우량 회사채 금리가 단숨에 9%선을 돌파했다.



증시 침체로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채 금리마저 급등해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해운, 조선, 건설 등 취약업종과 한계기업의 자금 경색으로 도산 가능성이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비우량 회사채(BBB-등급)의 금리는 21일 9.05%에 달해 9%선을 넘었다. 이 금리는 19일 8.75%에서 20일 8.97%로 폭등했고21일 9%선을 넘었다.



비우량 회사채 금리가 9%선에 도달한 것은 작년 7월 23일(9.00%) 이후 11개월만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 양적완화 축소 발언을 한뒤 나온 것이다.



우량 회사채(AA-등급) 금리도 19일 3.12%에서 20일 3.35%로 급등한 데 이어 21일 3.40%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작년 9월 17일(3.41%) 이후 9개월 만에 가장높은 것이다.



'버냉키 쇼크'로 회사채 거래도 크게 줄었다.



회사채 거래량은 19일 7천565억원에서 20일 3천835억원으로 49.3% 감소했다.



작년 9월 웅진 사태에 이어 최근 STX팬오션[028670]의 법정관리 신청까지 악재가 겹치며 회사채 시장은 상당히 냉각된 상태다.



여기에 출구전략 우려까지 더해지며 국내 기업들의 자금 경색은 더욱 심각해질전망이다.



해운, 조선, 건설 등 취약업종의 회사채는 시장에서 찾는 투자자가 거의 없는상황에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의 주식 발행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양쪽 창구가 모두 막힌 상태다.



증시 침체로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나마 대기업 사정은 낫지만 중소기업은 올해 1~4월 회사채 발행 실적은 전혀 없다.



신용등급별로 봐도 올해 들어 4월까지 BBB- 등급 이하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1천720억원에 그쳐 전체 일반회사채 발행액의 1.1% 수준이다.



비우량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3년물) 금리의 스프레드(금리격차)는 19일 594bp(1bp=0.01%포인트)에서 20일 603bp로 높아졌고 21일 601bp로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상승한 탓에 최근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벌어지진 않았지만 작년9월 웅진 상태 당시 530bp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고 한계기업들의 줄도산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해운, 조선, 건설 등 취약업종의 회사채 금리와 거래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적격 등급 회사채는 발행 자체가 안 되고 있다"며 "지금상황이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따른 일시적인 공황이 될지, 추세가 될지 지켜보며 필요하면 시장 안정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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