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 끝났나"…외국인 매도세에 긴장한 채권시장>

입력 2013-06-17 11:35
신흥국 채권시장, 비관론 속 '일시적 안정' 기대감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지속했던 아시아 신흥국 채권시장의 강세 기조가 일단락됐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한국 채권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달 들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는지난달 말 대비 5조원가량 감소한 상태다.



다만 이번주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채권시장 금리가 일시적으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제한적 낙관론이 나온다.



17일 KB투자증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의국내 채권보유 잔고는 95조7천억원으로 나타났다.



5월 말 외국인의 채권보유 잔고가 100조6천억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보름도 채안 돼 잔고 규모가 5조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외국인 채권보유 잔고 감소폭은 지난 4월과 5월의 일시적인 조정 폭을넘어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에 외국인 보유채권의 만기가 몰린 영향도 있지만 과거에는 잔고가 일시적으로 감소했더라도 다시 늘었는데 최근에는 잔고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최근 몇 년간 이어졌던 강세 기조가 일단락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지난 4월 초 연 2.44%까지 떨어졌던 금리는 지난 14일 연 2.76%까지 상승한 상태다.



장기물의 금리 변동성이 더 크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3월 말 연 2.73%에서 지난 14일 연 3.19%까지 급등했다.



애초부터 신흥국 증시에 외국인의 자금이 유입한 주요인은 달러화 약세였다.



그러나 미국 양적완화(QE) 축소가 사실상 시간문제로 인식되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에 노출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대한 충격을 비교적 덜 받아왔지만 기타 아시아권 국가들의 채권시장에서 투자자금이 일시에 유출될 경우 한국 채권시장도 그 여파를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오는 18∼19일(현지시간) 열릴 미국 FOMC 효과에 대한 국내 채권전문가들의 기대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는 FOMC에서 미국 QE 축소 향방을 가늠할 만한 발언이 나올 경우 달러화강세가 완화되면서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증시 혼란도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이없지 않다.



그러나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이후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탈에 대한 경계감이 작아질 수는 있지만 출구전략 가능성이 열려 있고 국내 당국의 정책적 대응이 제한적이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채권시장이 다른 신흥국 시장에 비해 미 QE 축소 우려에 따른 자금이탈 충격이 덜 하기는 하지만 가능한 정책적 대응 범위가 좁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다른 신흥국들은 이미 환율 안정성을 방어하고자 정책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지난주 인도네시아는 기준금리를 기존 5.75%에서 6.00%으로 25bp(bp=0.01%포인트) 인상하고, 앞서 브라질은 채권과 파생상품에 부과되는 토빈세를 폐지했다.



하지만 서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내수 여건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FOMC 이후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활용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금리반락 이후 금리상승이 재개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며, 현재 금리수준에서는 국내 기관의 저가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중기적으로 금리상승 위험에 대비하되 단기적으로 단기 트레이딩 매매 전략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