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내년까지 76조 신규투자…구원투수 될까>

입력 2013-06-14 10:44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이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내년까지 76조원을 신규투자하겠다는 계획을밝혀 주목된다.



이중 국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되는 금액은 57조5천억원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올해 세 번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년도 국민연금기금 운용계획안'을 의결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내년 말 기금 규모는 482조4천억원으로 작년 말 현재(391조9천677억원)보다 약 90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중 금융 부문에 신규투자되는 금액은 약 76조1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의 경우 국내주식·채권에 20조2천억원, 해외주식·채권 7조4천억원, 대체투자 12조6천억원 가량이 신규투자된다.



이에 따라 금융부문 투자총액은 작년말 391조원에서 올해말 431조1천억원으로 40조1천억원(10.3%)이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에도 국내 주식·채권에 21조원, 해외 주식·채권에 9조원, 대체투자에 6조원 가량이 신규 투자돼 금융부문 투자총액이 467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자산군별 투자비중 목표는 2013년 말 기준으로 국내주식 20.0%, 국내채권 54.2%, 해외주식 10.5%, 해외채권 4.0%, 대체투자 11.3%로, 국내외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은 늘어나는 반면 채권 투자는 줄어들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발표가 혼란에 빠진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이될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이 대규모 신규투자를 한다는소식에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다소 완화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증시에 지지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공세가 강한 만큼 당해내기 힘들다"고덧붙였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이 선호하는 대형우량주가 부진에 빠지면서 수익률이저조한 상황인 데다 과거처럼 본격적인 위기가 온 것도 아니어서 국민연금이 당장 '구원투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주식투자 부문 월간누적 수익률은 3.90%로 작년(10.0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공제회는 코스피의 하락세가 시작된 이달 5일부터 13일까지 6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498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조1천80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7천941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조만간 증시의 중심이 소재 등 중간재 산업과 금융쪽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오승훈 팀장은 미국 등 주요국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해도 증가 속도가 줄어들뿐 유동성의 크기 자체는 계속 증가한다면서 "현재의 방향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증시의 색깔 자체는 변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일본 주도의장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IT와 내수소비주, 경기방어주가 지금껏 좋았다면 앞으로는 그동안 부진했던 유럽과 중국의 회복 여부에 따라 소재산업과금융 등으로 흐름이 넘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 팀장은 "실제 삼성전자는 이미 브레이크가 걸렸다"면서 "이번 달 유럽연합(EU) 정상회의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성장 관련 정책이 어떻게 나올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