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김영선, 관계 최경수, 업계 황건호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의 차기이사장 자리를 놓고 정계, 관계, 증권업계 출신 3인방이 격돌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는 김영선(53) 전 의원, '모피아' 출신 최경수(63) 전 현대증권 사장, 황건호(62)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으로압축되고 있다.
거래소가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12일까지 공개 모집과 헤드헌팅 업체를통해 이사장 후보를 받는다.
아직 이사장직에 지원한 후보가 없지만 하마평이 무성해 새 이사장 선임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은 금융 공공기관 수장 물갈이가 시작되면서부터 유력후보로 꼽힌 인물이다.
최 전 사장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중부지방국세청장,조달청장 등을 거쳐 '모피아'로 분류된다. 증권 전문가라기보다는 세제 전문가지만2008∼2012년 현대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최근 KB금융지주 회장과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모피아가 잇따라 임명되면서 최전 사장의 거래소 이사장 선임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거래소와 증권업계 노동조합이 최 전 사장의 선임에 강력하게 반발하는것이 걸림돌이다.
이들은 최 전 사장이 현대증권 재직 당시 투자를 결정한 선박펀드와 현대저축은행의 투자 실패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그의 자질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 전 사장이 이명박 정부 '실세'로 불린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것도 부담 요소다.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영선 전 의원은 15대부터 18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한 정치인이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한국거래소를 담당하는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친박계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19대 국회 총선 때는 고양 일산서구에서 민주당 김현미 후보에게 패해 5선 고지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김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직을 취임 9개월 만에 사임하자거래소 이사장직 '내정설'이 분분했다.
김 전 의원은 정치권과 호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변호사 출신이라 금융투자업계 관련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이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될 경우 '친박 낙하산' 논란이 일 여지도 있어 청와대와 정치권은 사전 내정설을 부인하고 있다.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대우증권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대우증권 부사장, 한진투자증권 사장, 메리츠증권 사장을 거친 정통 '증권맨'이다.
전문성 면에서는 모자람이 없지만 금융투자협회장을 세 차례 연임하고 한국거래소 이사장직까지 도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거래소 노조도 황 전 회장의 이사장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경쟁 구도가 Ɖ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신인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48),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58),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원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인석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꾸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았다. 허경욱 대사는 우리금융지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금융기관과 국책연구원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거래소는 이날 차기 이사장 사전 내정설을 부인하면서 "현재 임추위를 구성해이사장 선임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임추위는 오는 25일께 면접을 거쳐 7월 초 주주총회에 후보 3명 정도를올릴 예정이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