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채권펀드 1년 만에 자금 순유출로 전환
미국이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에 대비한 전 세계 투자자금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그동안 자금이 몰렸던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 1년 만에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미국 채권형 펀드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자금유출을 기록했으며 주식형 펀드에서도 자금이 이탈하는 등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9일 펀드 리서치업체 EPFR에 따르면 5월 30일부터 6월 5일까지 1주일간 선진국채권형 펀드에서 110억 달러가 빠져나가 주간 단위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을기록했다.
특히 미국 채권형 펀드에서 약 9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채권형에서 미국의 자금유출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는 5월 23일∼29일에 약 10억 달러가 빠져나가 작년 6월이후 약 1년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5일까지 1주일 사이에는 유출 규모가 15억 달러로 확대됐다.
이런 현상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전망이 제기되자 전 세계 채권시장에서 전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이 자금줄을 조일 것으로 예상되자 금리가 오르고 채권 값이 떨어지며 채권형 펀드의 투자자금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의 자금도 유출되고 있다.
지난 1주일새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12억 달러가 유출됐고 신흥국에서는 약5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아직 경기회복세가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미국이 경기부양책의 일환인 양적 완화를 축소하면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식과 채권 부문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어디에 투자됐는지는 아직 뚜렷하게 파악된 바가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들 자금이 현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부동자금으로 남아 앞으로 증시의 동향을 봐가며 투자처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의 출구전략이 조만간 가시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불안감이 진정되면 주식과 채권에서 빠졌던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남아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전망이 전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면서 "이로 인해 당분간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전망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