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엔화 약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코스피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4일 엔저의 속도 조절 자체는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긍정적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가 주요국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인 주된 요인중 하나가 엔저이므로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당 99엔이냐 100엔이냐는 사실 큰 차이가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 측면에서 현대차[005380] 등 저평가됐던 기업이나 업종에는 개선의 의미가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도 "엔화 약세가 저지되면 일본과 우리 증시가 상당 부분 대체 관계에 있으므로 (외국인 자금이) 우리 증시로 향할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고 말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화 약세 속도 둔화와 일본 시중 금리 안정의조합은 하반기 국내 증시가 디커플링의 덫에서 벗어나는 또 하나의 동력으로 작용할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엔저에 걸린 제동이 국내 시장에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아니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변동성이 심한 금융시장에서 엔화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완만하고 꾸준한 회복이 시장에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요국의 경제 회복은 우리 증시와 주요국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을 멈출 수 있는 요인이나, 현재 엔저가 주춤한 배경에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이 있다는 점이 한국증시에는 '함정'이라는 분석이다.
이재훈 연구원은 "엔화 변동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종료에 대한 시장의 부담이 반영된다"며 "엔화가 다시 강세를 보였다고 해서 한국 시장에 계속 긍정적인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완화는 긍정적이지만, 하반기 경기회복이 무산된다면 이는 분명 독"이라며 "연준의 양적완화조기 축소는 (우리 증시에) 단기 조정요인인 반면, 경기회복 여부는 추세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여름 미국경제 위축의 지속성과 정도는 고용과 소비 등 유효수요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와 경기침체 우려가 대치 구도를 보이고있는 6월 주식시장은 결국 고용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일본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한국 경제에도 결국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있는 만큼 환율에 급격한 변동 없이 1달러당 100엔 안팎을 오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진단도 이어지고 있다.
마주옥 연구원은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에는아베노믹스와 엔저가 현재 수준에 머물러 주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코스피는 4일 전일보다 8.81포인트(0.44%) 오른 1,998.38에 개장했다.
오전 10시 1,988.37로 내려갔다가 10시 30분에는 1,991.49로 오르는 등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