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시장 파이 키우고 업계 변화 선도해야"금투협, 11월 한·중·일 자본시장 포럼 개최 계획
"60개 넘는 증권회사들이 똑같이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매달려 수수료 경쟁만 하면 공멸합니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임기 내 이익과 실적에만 집착하면 '난쟁이 공화국'밖에 안 되는 겁니다. 대형5개사가 적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중소형사들의 특화 방안도 길이 보일겁니다" 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형 증권회사들의적극적인 변신과 역할을 유난히 강조했다.
대형 증권사가 투자은행(IB)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어렵게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들이 중소형사들과 마찬가지로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에만 안주해있으면 어려움을 타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업계는 증시 침체와 60여개 증권사의 과당 경쟁, 위탁 수수료 인하,매매거래 감소 등으로 인해 상당수 증권사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돼 자본금 3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가 본격적인 투자은행(IB) 업무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감독원은 또최근 증권사 영업 활력 방안을 발표, 중소형사들의 특화 전략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로써 대형사와 중소형사들의 갈 길은 정해진 셈이다. 실제 증권사들의 실행만남은 상황이다.
박 회장은 "자기 회사의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게더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은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CEO들이 길게 보고 이익이 될 것같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장기적으로 파이가 커지고 후배들의 먹을거리도 생길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형증권사가 IB 업무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자리를 잡으려면 최소한 3년 이상의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역시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분야다.
더구나 IB 기준을 자본금 3조원으로 정했지만 이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중간 이하 규모에 불과할 만큼 규모도 작고 역량도 떨어지는 수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증권사들은 더욱더 길게 보고 해외 진출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IB 기준을 충족하는 5개 대형 증권사는 앞으로 IB 업무의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기업도 발굴하는 한편 과감한 위험 관리(리스크 테이킹)도 해서 아시아 금융 분야에서 호주나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야 합니다" 박 회장은 대형증권사가 서비스와 상품 경쟁을 선도하면서 현지화 전략과 타깃마케팅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에 진출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국내 위탁매매 영업에서숨통이 트일 것이고 각자 경쟁력 있는 분야에 특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기반도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기준 완화, 워런트 시장 개선,신용공여 한도 등 업계 입장에서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은 앞으로 업계의 목소리가 더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증권업협회 협의회(ICSA) 총회에서 회장에 재선출됐다. 전 세계 각국 증권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막강한 자리지만 전 세계적으로 금융산업에 대한 감독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어깨가 무겁다.
박 회장은 감독기구의 규제 시 각국 증권산업의 발전단계가 서로 다른 점이 반영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국내에 알려서 국내 업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투협은 오는 11월 한국과 중국, 일본 증권업계가 참여하는 자본시장 포럼을개최하는 등 동북아 3개국이 아시아 금융시장의 중심 역할을 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우리 증권업계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해 정부와 업계가 함께 고민해나가야 한다"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차별화·특화 전략이 필요한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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