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만도 주식을 장내매수했다는 17일 공시 내용을 첨가하였음.>>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이틀째 만도 주식을 장내매수하고, 한라그룹 임원들도 자사주 매수 사실을 잇달아 공시했지만 투자자들의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며 만도의 자회사를 상대로 주금납입중지 가처분을 신청한 데 이어 개인 투자자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만도는 정 회장이 이날 오전 장내매수 방식으로 자사주 1천20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전날에도 만도는 정 회장이 장내매수 방식으로 자사주 1천300주를 취득했다고공시했었다.
이로써 정 회장이 보유한 만도 주식 수는 이날 기준으로 137만5천19주가 됐다.
정 회장에 이어 한라건설[014790] 임원들도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떠받치기'에 나섰다.
전날 한라건설은 최병수 사장이 지난 9일 한라건설의 주식 1만주를 주당 6천242원에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권철 상무도 지난 15일 한라건설 주식 1천500주를 주당 6천200원에 장내매수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한라그룹 임원들의 이런 움직임은 만도의 유상증자 참여 결정 이후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만도는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62% 떨어진 7만9천원에 거래를마쳤다.
만도가 자회사인 마이스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한라건설을 지원하겠다고 공시한 뒤 첫 거래일인 지난 15일에는 하한가로 직행했었다.
이로써 지난 12일 기준으로 1조8천123억원이었던 만도의 시가총액은 이틀 사이에 1조4천389억원으로 20% 이상 급감했다.
전날 한라건설도 전 거래일 대비 11.67% 하락한 5천300원에 거래를 마감, 지난12일 기준으로 1천699억원이었던 시총은 전날 1천453억원으로 급감했다.
현재로서는 한라그룹 임원들의 계열사 종목 매수 공시만으로 투자자들의 비난을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날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법적 조치를 통해 특정 기업의 경영상 문제에 적극적인 반대 의견을 드러낸 데 이어, 소액 투자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 소액주주 커뮤니티 네비스탁의 엄상렬 팀장은 "이번 만도 이슈는 그룹오너가 우량한 회사를 마치 개인의 사금고처럼 동원해 부실한 회사를 지원한 것"이라며 "만도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태"라고 판단했다.
그는 만도의 한라건설 자금지원이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됐던 점을 지적하며 "주주들이 차기 주주총회 때 만도 이사들의 재신임또는 사외이사 교체 문제 등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식시장에서의 '만도 쇼크'는 이날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만도는 이날 오전 11시 2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92% 하락한 7만5천900원에 거래됐다. 4거래일째 하락세를 지속 중이지만 낙폭은 작아졌다.
같은 시각 만도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데 성공한 한라건설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85% 올랐다.
그밖에 만도의 주가 급락으로 약세를 띠었던 자동차 관련주들의 주가도 회복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현대글로비스[086280]는 전 거래일보다 2.24% 상승했고, 현대모비스[012330]도 1.31% 올랐다. 현대차[005380](1.04%)와 기아차[000270](1.36%)도 전날 대비 상승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