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 미국 우량주 투자 '열풍'

입력 2013-04-10 05:59
투자 177% 급증…S&P500 ETF 가장 인기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대한투자를 급격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국내 증시가 엔화 약세와 북한 리스크로 고전하는 동안 미국 증시가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미국 우량주 투자에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주식 투자액은 12억6천655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4억5천784 달러)보다 177% 급증했다.



미국 증시 전체 투자액의 42%(1억9천189만 달러)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내놓은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CORE S&P500 ETF에 쏠렸다.



이 ETF는 엑손모빌, 애플, 제너럴일렉트릭(GE), 존슨앤드존슨 등의 우량주에 투자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8일 현재 10.5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92%)을크게 웃돈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펀드를 통해 미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었다. 투자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을 ETF를 포함한 펀드가 차지했다.



투자 2위 종목은 유럽·호주·극동시장에 투자하는 ISHARES TRUST MSCI EAFE INDEX FUND였다. 이 펀드는 스위스 식품회사 네슬레, 암치료제 업체 로쉐홀딩스, 제약사 노바티스 등에 주로 투자한다.



3위에는 삼성전자, 차이나모바일,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 등 신흥국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ISHARES MSCI EMERGING MARKETS INDEX ETF가 이름을 올렸다.



개별 기업으로는 금융주가 주목받았다.



투자 상위 4∼10위를 비자(11.87%), 스털링파이낸셜(8.37%), 뱅크오브아메리카(7.48%)가 차지했다. 교포은행인 LA 한미은행의 지주회사 한미파이낸셜코퍼레이션은19.35% 상승,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미국 증시 다음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규모가 큰 곳은 홍콩증시였다.



지난 1분기 홍콩주식 투자액은 3억1천187만 달러로 작년 동기(2억7천174만 달러)에 대비 14.8% 증가했다.



특히 중국 본토에 상장된 주식을 지수화한 CSI300을 추종하는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ChinaAMC CSI300 INDEX ETF에 투자한 금액은 8천225만 달러로 국내 투자액의30%가 집중됐다.



이밖에 투자자들은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그룹, 컴퓨터 제조사 레노버, 유통업체 센추리긴와, 전기자동차 생산업체 BYD 등 업종별 1위를 차지하는 우량주 위주로 투자금액을 늘렸다.



투자 수익률은 일본 기업들이 가장 좋았다.



공격적 금융완화 조치인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연초 이후 일본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가 26.90% 상승한 덕분이다.



일본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장 많이 모인 넥슨(2천856만달러)은 11.75% 올랐고 투자 상위 6위에 오른 재팬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무려 124.66% 상승했다.



샤프(-6.93%)를 제외하고는 투자 상위 10위권 기업인 도요타자동차(31.59%), 도레이(22.58%), 스미모토미쓰이금융그룹(39%), 닛폰빌딩(59.24%) 등이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 수익률이 좋아 국내 자금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금이 몰렸다"며 "미국 증시에서는 투자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의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