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사태 악화…주식시장에 부담>

입력 2013-03-22 11:00
'키프로스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국내주식시장 부담이 더욱 가중됐다.



22일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키프로스 악재가 코스피에 강한 충격을 주지는 않더라도 당분간 지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간밤 키프로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CCC+'에서 'CCC'로 한 단계 내렸다. 지난해 12월 21일에 등급을 'B'에서 'CCC+'로 낮춘뒤 3개월 만이다.



키프로스가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구제금융 방안 합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국가 신용에 대한 우려는 증폭됐다.



최근 키프로스 의회는 은행 예금에 최대 9.9%까지 과세하는 구제금융 합의안을부결했다.



이에 정부가 사회보장 연금 기금을 국유화하고 키프로스 은행, 라이키 은행 등국내 양대 은행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플랜B'를 내놨지만 트로이카(유럽연합ㆍECBㆍ국제통화기금)의 반응이 냉담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이 나서 키프로스가 25일까지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합의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아직도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는 상태다.



키프로스 사태가 유럽의 여전한 재정 불안 상황을 다시 조명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2.18포인트(0.11%) 내린 1,948.64를 나타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키프로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앞으로 유럽 재정위기 수습 과정에서 유로존의 리더십이 더욱 약화할 수 있다"며 "새로운 구제금융 조건이 마련되고 합의를 통해 집행돼야 시장의 부담이 제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키프로스 사태가 수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상태(디폴트)나 유로존 탈퇴 등의 긴박한 국면으로 진화할 수 있다"며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내의 정치적 해결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키프로스 사태는 다음 주 초반까지는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로운 구제금융 방안이 계속 제시되고 있고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도 열려 있어서 머지않아 악재 해소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정치적ㆍ지정학적 위험까지 겹쳐 있는 탓에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욕은더욱 떨어질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거듭된 도발 예고로 긴장 상태가 길어지고 있고 방송국, 금융사에 대한 전산망 공격까지 가세해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오전 10시 30분 현재 62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팔고 있다. 14일부터 전날까지 순매도 규모는 총 1조9천800억원에 달한다.



이영원 연구원은 "한반도 긴장 상태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최근외국인이 매도 우위 기조를 나타낸 점을 고려하면 한국 주식시장의 조정 압력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