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가계가지갑 열기를 꺼리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등 경기 회복 기대가 살아나고 있지만,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진한 소비에도 연초 이후 내수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회복 신호기대감은 여전하다. 더구나 새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에 따라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수 있을지 주목된다.
◇韓 민간소비 증가율 1%대…"신정부 경기부양책 시급" 10일 신영증권과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작년 3분기 246만7천원, 작년 4분기 241만2천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96%, 1.38% 증가하는데 그쳤다.
민간소비지출 증가율이 2분기 연속 2%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2008년 금융위기이후 처음이다. 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3.60%까지 추락했지만 같은 해 4분기에는 7.38%까지 회복했고, 이후 5%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처럼 소비가 부진한 것은 가계부채가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데다 자산가치가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령화와 노후준비 자금 마련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기 어렵다는 점도 소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운용되느냐에 따라 소비회복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심리는 경기 부양책을 어떻게 펴느냐에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저소득층은 어려운 만큼 소득 수준이 있는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추경을 편성할 때 인건비나 복지예산에 쓰인다면 효과가 크겠지만, 정책 채권 기금 등 공적자금에 지원한다면 소비회복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내다봤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가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의 부채 부담을 덜어주고, 복지 예산 확대로 양극화를 해결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정책으로 약 0.4%의 추가 소비 증가가 기대되고 비정규직 근로자와 정규직근로자 간의 임금 차별 해소가 진행될 경우 더 큰 폭의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비 부진에도 내수주는 '방긋'…강세 이어질까 연초 이후 부진한 소비심리에도 내수주는 강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의료정밀 업종지수는 지난 8일 장 마감 기준 1,723.47로 작년 말(1,197.38)에 비해 43.94% 급등했다.
이어 비금속광물(15.37%), 통신업(13.31%), 의약품(12.08%), 종이목재(10.32%)은행(7.59%), 음식료품(6.39%) 등 대체로 내수주와 경기방어주의 수익률이 좋았다.
반면 경기에 민감한 운수창고(-8.31%), 화학(-6.52%), 철강금속(-3.70%), 기계(-1.89%), 건설(-1.82%) 등은 대체로 하락했다.
한국 수출의 핵심인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지수도 각각 0.26%와 1.68% 떨어졌다.
이는 원고(高)ㆍ엔저(低) 흐름이 이어지면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수주가 금융위기 이후 소외된 업종에서 회복세를 보이는 국면에 진입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수주의 주가 상승은 경기 회복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김재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어닝 쇼크'에 이어 올해 1분기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지만, 환율 영향력에 따라 수출주와 내수주의 주가와 이익 모멘텀은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이익 개선이 부각되는 업종으로 유통과 통신서비스, 유틸리티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표적으로 롯데쇼핑, 현대홈쇼핑, SK텔레콤, 한국전력을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도 "내수업종 가운데 중국 관련 소비업종과 금융업종에대해 선별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좋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dj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