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 600까지 오를까>

입력 2013-03-05 05:58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9년 만에 코스닥시장에서 최대 매수세를 보인 것은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4일 코스닥지수는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537.38포인트를 기록했다. 지수보다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가총액 추이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코스닥지수가 조만간 작년 고점인 546포인트를 돌파하고 600포인트를향해 달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 코스닥, 박근혜 정부 정책 기대로 연일 강세 올해 들어 코스피가 '환율 위험'에 흔들리는 동안 코스닥은 '틈새시장'으로 부상하며 꾸준한 강세를 보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가 0.80%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8.



27% 올랐다.



오랫동안 코스닥을 외면했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천387억원, 2천4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2004년 4월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코스닥 시장 강세에는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 등 새 정부의 정책 수혜 기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진흥, 벤처기업 창업 활성화, 중소기업 육성 등을 강조하며 코스닥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가시화된 정부 정책이 없는데도,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 육성, 중소기업 규제 완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정책이 나오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대형기술기업과 성장성이 큰 기업의 코스닥 진입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기존의 상장 심사 기준이 제조업, 기술형 기업에 맞춰졌다는 점을 고려해 서비스업에 특화된 기준을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



정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코스닥 시장 내에서도 상장사 규모별·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소속부별로 살펴보면 연초 이후 지난 4일 기준으로 신성장기업부 주가상승률이 30.96%로 가장 높았다. 벤처기업부(10.67%), 우량기업부(7.62%), 중견기업부(7.49%)가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방송서비스(22.46%)가 가장 많이 올랐다. 통신방송(16.47%), 컴퓨터서비스(16.37%), 정보기기(15.33%)의 상승률도 돋보였다.



방송통신 융합추세에 대응, 방송법·IPTV 법 통합 등 유료방송 규제 체계 정비를 추진하고 새로운 미디어 시장을 창출하기로 한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벌써 주가에 반영된 셈이다.



◇ "코스닥지수, 하반기 600포인트까지 오른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우려하면서도 코스닥지수가 올해 안에 충분히 600포인트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09년부터 450∼550포인트 안에 갇혀 있던 지수가 4년 만에박스권을 벗어나게 된다.



LIG투자증권 지기호 투자전략센터장은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된 데다 경기도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어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지수 600포인트를 달성할 수 있다고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의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4가 출시되면 코스닥의 스마트폰부품주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지금 코스닥시장은 호실적·저평가 종목 위주로오르고 있지만 2분기부터는 전기전자(IT) 관련주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갤럭시S4 출시 효과를 등에 업고 IT업종이 2,3분기 성수기를 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이와 함께 일부 내수주와 중국 소비주의 실적 호조도 코스닥지수상승을 떠받쳐 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코스닥의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김병연 연구원은 "코스닥이 단기에 빠르게 급등했기 때문에 숨 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기대감에 힘입어 대다수 종목이 오르고 있지만, 곧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종목들을 솎아내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침체한 가장 큰 이유가 거품 붕괴, 주가조작, 최대주주의 배임·횡령 등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무엇보다도 투자자의 신뢰도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 신뢰도 회복을 위한 금융당국의 조치가 추가로 나와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는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자생력이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지금은 대기업 사정이 좋아야 중소기업도 수익을낼 수 있는 구조"라며 "코스닥시장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려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강소기업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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