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식시장은 잠시 엔화 약세의 족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을 뜻하는 '시퀘스터'(sequester)의 위험성이 남아 있어 의미 있는 코스피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3월 외환시장 안정 기대…"부담 완화" 26일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달 코스피가 이달보다는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주식시장과 세계 주식시장 사이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의 주 요인인엔화 약세ㆍ원화 강세가 잠시 진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작년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취임 이후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노골적인 엔저 기조를 펼쳤지만, 실질적인 수출 증가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1월 무역수지 적자가 1조6천294억엔으로 사상 최대 규모까지 올라가자시장에서는 앞으로 엔저가 다소 속도 조절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엔저 현상은 일본 내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외적으로는 타국과의 마찰을 조절할 필요가 생겼다"며 "정책 기조에 따른 엔화 가치 급락이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3월 코스피가 1,950∼2,100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전 "우리 기업이 손해 보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외환 당국이 그동안 주저했던 환율 방어움직임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NH농협증권 김중원 연구원은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큰 피해를당한 것은 정부 교체시기에 환율 대응이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가 더욱적극적인 환율 대응을 내놓으면 한국 시장의 불리한 조건이 완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3월 코스피 전망치를 1,925∼2,100으로 잡았다.
◇美 '시퀘스터' 합의 난항…지수 상향 돌파는 힘들어 환율 문제는 안정 흐름을 타더라도 미국의 시퀘스터 합의가 지수 상승을 방해할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작년 말 '재정절벽'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시퀘스터 이슈로 재정 적자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다음 달 1일인 시퀘스터 발동 시기까지 사흘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를 두고 미국 정치권은 긴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미국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때문에 이제 경기가 안 좋다는 핑계로 재정 건전화를 미루기 어려운 지경에 왔다"며 "공화ㆍ민주 양당이 정부지출 감축과 재정 건전화 자체에는 동의하고 있는 만큼 예산 감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올해에만 850억 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이 깎인다. 이는 기업의 투자 위축에 이어 주식시장의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황나영 연구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합의 여지가 낮은 데다 합의 시한이 짧아 시퀘스터는 원안대로 발동할 확률이 높다"며 "시퀘스터가 가져올 총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3월 주식시장에 대해 과도한 기대는 삼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소연 연구원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동결된 데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경기 동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는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좋다"며 "지수의 본격상승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