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 부각되면 채권시장에는 호재
영국 신용등급 강등이 국내 주식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25일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영국이 '트리플 A' 지위를 박탈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할 수 있겠지만, 유럽 국가 재정위기는 이미 시장이충분히 인식하고 있던 문제인 만큼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무디스가 지난 22일 영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 등급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로 하향 조정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오전 10시 1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30포인트(0.06%) 떨어진 2,017.59를 나타냈다.
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000선을 웃돌며 강세를 띠는 모습이다.
삼성증권 임수균 수석연구원은 "국가 채무에 대한 우려가 절정에 달했을 때는지난 2010∼2011년 스페인, 아일랜드, 미국 등의 국가 신용등급이 잇달아 강등됐을때"라면서 "이후에는 신용등급 강등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탈리아 총선 결과, 다음달 미국 정부예산 자동감축(시퀘스터·sequester) 발동, 중국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결과등이 한국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도 "유럽 국가 재무건전성 문제는 시장에 계속 노출된 리스크일 뿐만 아니라 유럽경제를 지탱하는 주요국인 독일과 프랑스에 대한 직접적 등급 조정이 아니라면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국 신용등급 강등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추가적으로 악화시키지는 않겠지만 안전자산 선호를 부각할 수는 있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대표적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는 영국 신용등급 강등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미국,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정부부채 리스크를 재차 부각시키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김세훈 연구원은 "무디스가 영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선진국들의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지난주 미국과 유럽의 주가·국채금리 흐름을 보면 민간부문의 자생적 경기회복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재정관련 문제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상존하므로 일각의 우려처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급격히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된다는 점에서 영국 신용등급 강등은 외환시장에 부정적인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영국이 한국 주식을 39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는점을 고려할 때, 영국 금융기관들이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을 진행할 경우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해 선진국들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재차 강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하면 안전통화인 달러 대비 위험자산 성격을 띠는 원화는 약세(원ㆍ달러환율 상승)를 띨 수 있다고 전망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