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첫해 코스피 40% 오른다"…증권가 '과장마케팅'

입력 2013-02-24 05:57
새 정부 출범 1년차에 코스피가 평균 40% 이상 올랐다는 분석을 증권사들이 잇따라 내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7년 이후 한 차례도 '신정부 출범효과'가 뚜렷했던 적이 없었다면서 증권사들이 잘못된 통계로 투자자를 테마주로 유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4일 현재까지 금융투자업계에서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금융위기가있었던 2008년을 제외한 역대 새 정부 출범 1년차의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43.2%로집계됐다.



2년차 지수 상승률은 평균 32.4%였고, 3∼5년차는 -2.5∼0.2%로 상승률이 저하됐다.



증권사들은 이런 수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말에 "과거에 새 정부 출범 첫해 주가가 전년 대비 평균 40% 이상 상승했다"면서 "올해도 정책효과로 강세장이 전망된다"는 보고서를 냈다. 최근에는 모 대형 증권사가 같은 내용을 도표까지 제시하며 분석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신정부 출범효과가 사실상 나타나지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노태우ㆍ김영삼 전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1년차인 1988년과 1993년 지수 상승률은 72.8%와 27.7%에 달했던 반면 2∼4년차 평균 상승률은 각각 -6.2%와 -20.6%에 그쳐 '출범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김 전 대통령의 집권 1년차지수상승률은 49.5%에 달했지만 이는 전년도 외환위기로 반토막 난 지수가 일부 회복된 것에 불과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기인 2003∼2007년에는 집권 1년차와 2∼4년차간 지수 상승률격차가 4% 수준에 그쳤다. 현 정부 집권 1년차에는 세계 금융위기로 지수가 49.7%나빠졌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등 증시침체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이 최근 크게 악화된 점이 무리한 분석을 내놓은 배경이 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주식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새 정부 출범이란 이벤트를 부각시켜 관심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너무 저차원적 시장 전략이고 결국 주식시장의 신뢰를 더욱 잃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새 정부의 부양정책 여부와 무관하게 지수는 글로벌경제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면서 "출범 효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자칫 투자자를 '정치 테마주'로 인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