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4차양적완화(QE4) 조기 종료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다수 위원이 1월 정례회의에서 QE4 규모 축소 또는중단의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정책의 변화 가능성은 3월 FOMC 회의 때까지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22일 증시 전문가들은 QE4 조기 중단이 불러올 경제 충격을 감안할 때 연준이급격한 조처를 할 가능성은 작고 증시 영향도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 FOMC 다수위원 "자산매입 줄이든지 마무리하든지" 1월 FOMC 의사록이 QE 지속성에 대한 경계감을 표시한 이후 주요국 증시가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의사록이 공개된 지난 20일 미국 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고, 전날에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종합지수가 각각 전날보다 0.3%, 0.6%, 1.0% 하락했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부진했다. 코스피는 0.5%, 닛케이평균주가는 1.4%, 상하이종합지수는 3.0% 하락했다.
연초 증시 강세 요인이었던 미국의 QE4가 예상보다 빨리 종료될 수 있다는 점이시장의 불안감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들이 자산매입의 필요성, 비용,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자산매입을 줄이든가 혹은 마무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자산매입을 너무 일찍 줄이거나 종료하는 것은 잠재적 위험이 크고 자산매입은노동시장의 개선 시까지는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연준은 작년 12월 노동시장에서 상당한 개선이 보일 대까지 모기지담보부채권(MBS)과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매월 850억달러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한다고 밝히고 올해 1월부터 정책을 시행했다.
정책을 시행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조기 종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나온 것은 잇따른 양적완화 조치로 연준의 보유자산이 급증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오는 3월 회의(19~20일)에서 자산매입의 효율성과 비용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혀 QE 조기 종료에 대한 우려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양적 완화 조기 종료 가능성 작아"…증시 영향도 제한적 전망 FOMC 회의록 공개 후에도 증권가 전문가들은 양적 완화 정책이 조기에 중단될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비록 다수 위원이 양적 완화 지속성에 대해 한층 높은 경계감을 표시했지만, 아직 본격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경기 회복세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조기 종료 조처를 하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NH농협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최근 경기 회복 신호가 켜짐에 따라 언제든지 양적 완화 조기중단 요구가 나올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원은 "조기 중단되면 미국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투자심리의위축을 불러와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허진욱 연구원도 "벤 버냉키 연준 의장 등 연준 지도부가 양적 완화조기 축소나 중단의 대가가 상당히 클 수 있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조기 종료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록에서 양적 완화 조기 종료론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연내 종료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연준의 양적 완화 조치가 조기에 종료될 것인가는미국 정치권의 시퀘스터(미국 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면서 "시퀘스터 시행 연기에 합의하고 2분기 경기회복세가 재개되면 양적 완화 규모를축소하거나 종료 시점을 예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미국 경제 회복에 따른 연준의 양적 완화 조기 종료는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양적 완화 조기 종료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거나 조기 종료를 하더라도경제 회복에 따른 수순이기 때문에 증시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조성준 연구원은 "회의록 공개 후 미국 증시가 조정됐지만, 이는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영향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이슈로 한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저가매수 전략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도 "연준이 경기 회복세를 꺾을 수 있는 양적 완화 철회를 쉽게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사안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기 회복에 대한기대를 바탕으로 시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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