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1일 발표한 새 정부의국정과제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가 포함됐다.
인수위가 발표한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요 추진계획 중 하나로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를 제시했다.
인수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를 개선하고, 대표소송제기권 등 주주권은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에 한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행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미 작년부터 의결권 행사를 보다 강화해 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시한 의결권 행사내역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2년 한해 동안 518차례의 주주총회에 참여해 의안(2천498건)의 18.4%인 459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예년에 비해 2∼3배로 늘어난 비율이다.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 비율은 2008년 5.4%, 2009년 6.6%, 2010년 8.1%, 2011년 7.0% 등 수준을 보여왔다.
최근 동아제약[000640] 기업분할에 대해서도 박카스 등 핵심사업부가 분리돼 비상장사로 편입될 경우 편법 경영승계에 악용되거나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소액주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에 대해서는 주춤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하이닉스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사 선임이 대표적 사례다. 국민연금은 최 회장이 횡령ㆍ배임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음에도 중립 의견을 내놓아 '재벌 봐주기' 논란을 불렀다.
하지만 새 정부가 인수위의 제안을 받아들여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를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추진할 경우 이런 논란은 재연되기 힘들 전망이다.
인수위가 의결권 행사 강화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안으로 제시한 것도 관심을 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에 한해 의결권을 행사하도록한다는데 결국 재벌 등 대기업 집단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무작정 강화하면 자칫 '연금사회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의 경제 전문가는 "민간 경제 부문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위법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까지 통제력을 행사하려 할 경우 기업의 활동이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연기금의 의결권 강화는 박 당선인의 공약에도 포함됐던사안"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이런 계획이 어떻게 추진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