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0, 엔저에 '면죄부'…"엔·달러환율 95엔대 안착">

입력 2013-02-18 11:15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일본의 '엔저 독주'를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18일 대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G20이 공동성명을 통해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자제하자고 합의했음에도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환율전쟁을 견제할 만한 구체적정책은 내놓지 않았다면서 이번 회담이 환율전쟁을 방지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G20으로부터 '면죄부'를 부여받은 일본의 엔저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것으로 보이며 엔·달러 환율은 95엔대 부근에서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G20 '목표환율정책 지양' 합의…"日엔저 묵인한 셈" G20 재무장관들은 16일 환율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채택했다.



장관들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환율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밝혔다.



이들은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하며 환율에 대한 정부 개입은 없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관들은 또 양적 완화 등 회원국의 국내 정책이 다른 회원국에 미치는 부정적파급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는 최근 엔저 정책으로 세계 주요국의 환율전쟁을 가속화한 일본도동의했다.



G20 회의 결과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G20이 일본의 엔저 환율정책을묵인했다고 해석했다.



엔화 약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았고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다는 점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미국과 EU 등은 일본의 환율 하락 압력보다는일본의 경제성장에 따른 글로벌 경기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라며 "G20 결과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도 "환율논란으로 관심을 끌었던 일본에 대한 견제는 공동성명 문안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원칙적 문구 정도만 삽입됐다"면서 "사실상 일본의 엔저 정책을 G20 차원에서 묵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사실상 엔저를 용인한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최근 주요7개국(G7) 성명에 비하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환율 관련 선언이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하자는 문구가 포함됐다"라며 "비록 일본 엔화 등특정 통화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진일보된 강한 수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엔·달러 환율 95엔대 안착 전망" 엔저를 주춤하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G20 회담 결과가 싱겁게 마무리되면서 엔저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95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박상현 상무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환율보다는 경기회복에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최근 미 재무부 차관에 이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이번 G20 회의에서 일본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적극적 지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G20 회의는 엔저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엔화약세를 용인했고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 신임을 앞둔점까지 감안하면 엔·달러 혼율은 95엔대에서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허진욱 연구원도 "신임 BOJ 총재 지명, 추가적 통화완화 정책, 7월 참의원(상원) 선거 등을 감안하면 엔·달러 환율은 상당기간 동안 95엔 내외 수준을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다만 "7월 참의원 선거 이후에는 엔약세 모멘텀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엔화약세가 지속하되 연내 엔저가 심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G20 회담 결과가 오히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에 평가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 상무는 "이번 G20 회담에서 발표된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 자제' 공동성명은선진국보다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통화에 평가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앞으로 원화에 대한 강세 압력이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double@yna.co.kr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