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규모가 최근 4년 사이 3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마주 광풍'으로 대변되는 투기적 거래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들어 하루평균 1조7천661억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천199억원에 비해 184.9%나 늘어난 금액이다.
코스닥 시장의 하루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09년 9천59억원, 2010년 1조4천133억원, 2011년 1조4천423억원, 작년 1조6천463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는 2009년 초 이후 500선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용융자는 통상 지수 상승 추세에서 증가한다는 법칙에 어긋나는 움직임이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11년 4조1천974억원으로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현재는 2008년 수준인 2조3천254억원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노린 투기 자금의 유입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결국은 투기"라며 "신용을 쓰면 자기자본의 2∼3배까지 투자가 가능한 데 상한가를 치면 하루에도 자기자본 대비 거의 50%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런 추세는 테마주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코스닥 시장의 월별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18대 대선 직전인 11월 하루평균 1조8천54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대선 테마주 열풍과 흐름을 같이했다.
대선 투표일 이후에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안랩[053800], 오픈베이스[049480],매커스[093520] 등 일부 테마주가 지난달 말부터 '안철수 신당설'을 빌미로 급등하면서 다시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런 식으로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언뜻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듯 보이나결과적으로 실적과 무관한 급등락을 유발해 시장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투명한 공시와 정보제공을 통해 비정상적인 거래를 신속히 걸러내 투자자 피해를 막고 건전한 투자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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