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기업으로 외국인매수세 유입 가능성
일본 IT기업들이 엔화 약세에 따른 수혜를 크게보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한국 IT기업이 엔화 약세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시장의 우려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14일 주력 제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여전히 높기때문에 일본 기업들에 의해 위협받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소외됐던 한국 IT주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日 IT기업 환율 수혜 미미…작년 4분기 실적개선 '별로' 블룸버그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엔화 약세 속도가 가팔랐던 작년 4분기 일본IT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 외 부문의 일부를 제외하면 주요 사업 부문에서 실적개선은 없었다.
소니의 경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464억엔으로 전분기의 302억엔보다 53% 증가했다. 매출액도 1조6천46억엔에서 1조9천479억엔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실제 영업이익 회복보다는 S-LCD 지분매각손실환입 등 회계상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464억엔이지만, 지분매각 손실 환입으로 634억엔이 반영됐고 소니 에릭슨에서 재평가 이익으로 330억엔이 들어왔다. 특히 엔화 약세에 따른 TV부문 실적 개선이 없었고 대부분 이익이 회계상 평가익에 의존했다는 점에서 실제는 대규모 적자를 낸 셈이다.
샤프는 작년 3분기 747억엔 영업 손실에서 4분기 26억엔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샤프의 작년 4분기 LCD 시장점유율은 2.5%로, 전분기(3.3%)에 비해 떨어졌다.
이외에 파나소닉의 4분기 영업이익은 345억엔으로 전분기 487억엔보다 줄었다.
도시바는 292억엔으로 49% 감소했으며 TDK도 54% 감소한 50억엔이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그동안 대표적인 소니와 샤프 등 일본 IT업체들이 엔화약세에 따른 수혜로 한국 IT업체가 상대적 불이익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했다"면서 "그러나 분석 결과, 한국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의 수출 경쟁력에는 악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日 IT기업 환율 민감 낮아…韓 IT로 외국인 유입 전문가들은 일본 IT기업이 한국 기업을 추월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일본의 대표 IT기업인 소니는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이 0.21배로 저평가돼 있다"며 "주력 제품인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노트북 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증가로 성장이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화 약세가 이어지더라도 매출이 증가하기에는 소니의 현재 제품군이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엔화 약세로 외국인의 매수가 집중되면서 최근 일본 IT주가 급등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낮아 한국 IT기업으로 외국인의 매수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11월 이후 올해 2월 중순까지 소니의 주가는 87% 올랐다. 파나소닉도 92%상승했고 샤프는 무려 122% 급등했다.
동양증권 박현 연구원은 "지난 20년간 일본의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수출 비중을 줄이고, 달러 수입 비중은 늘렸기 때문에 실제 일본 기업들이 달러화에크게 노출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 IT기업들의 엔ㆍ달러 환율 민감도는 한국 IT기업들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며 "엔ㆍ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때 영업이익률은 업체별로 1~2%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자국의 IT기업들에 체질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며 "당분간 한국 IT기업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유입돼 주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dj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