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실효환율, 2007∼2008년 빼면 1982년 이후 최저
엔화 가치가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졌기때문에 향후 급격한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특히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엔저와 원고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이 1970년부터 올해 1월까지 44년간 엔화의실질 실효환율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엔화는 2007∼2008년을 제외하면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실효환율은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실질구매력을 반영한 지수로, JP모건은 2000년을 100으로 놓고 그보다 작으면 약세, 크면 강세로 분류했다.
JP모건 기준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982년 70∼80대에서 꾸준히 상승, 1995년최고 121.8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70대 후반과 100대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2007∼2008년 상반기 사이 최저 65.1까지 떨어졌다.
다시 오르기 시작한 엔화가치는 작년 9월 85.1을 기록했으나 이후 가파른 하강곡선을 긋는다. 12월에 78.8, 올 1월에는 73.6으로 급락했으며, 2월에는 71까지 떨어질 것으로 JP모건은 추산했다.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1년 10월 이후 지난 1월까지 17% 떨어졌으며, 이달들어 명목 엔 달러 환율이 94엔까지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2월까지 19∼20% 가까이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KDB대우증권의 허재환 연구원은 "1970년 이후 엔화의 실질실효환율 추이를 분석해볼 때 엔화가 20% 가까이 떨어진 뒤에는 1∼2년 정도의 조정국면을 거쳤다"고 진단했다.
엔화 약세 추세가 끝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질실효환율로 보면 현재 엔화는 절하될 만큼 절하됐고, 유럽연합(EU)의 일부 국가들이 불편해할 수준까지 이미하락했다는 것이다.
허 연구원은 "엔화 급락에 대한 역효과 우려도 있다"며 "수출업체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입물가를 자극해 무역수지 개선 속도에 부담이 되거나해외부채가 많은 기업의 재무 부담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양적 완화를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로 요약되는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점으로 볼 때 엔화가 중장기적으로 하락을 지속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단기적으로 올해를 보더라도 엔화가치의 추가 하락폭은 달러당 95엔선안팎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송경희 선임연구원은 "양적 완화 기대감에 따른 엔화가치 하락 압력은 점차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 탈출이 실패할 경우에는 엔화가치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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