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피를 끌어내렸던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매도세가 2월 들어 잦아들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13일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수를 본격화하려면환율환경 변화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대응, 정책 당국의 경기부양 의지 등을 확인할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당분간 눈에 띄는 외국인 매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거센 外人 매도세…2월 들어 '차분'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번달에 들어와 지난달보다 한풀 꺾인 모습이다.
2월 첫 거래일부터 전날까지 총 7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총 5거래일에 걸쳐 매수우위를 보였다.
심지어 북한의 3차 핵실험이 발생했던 전날 외국인은 1천255억원을 순매수해 올해 들어 두번째로 큰 매수세를 나타냈다.
반면 앞서 1월 외국인은 거센 매도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었다.
지난달 외국인은 총 22거래일 중 14거래일에 걸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24일부터는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기도 했다.
매도 규모도 컸다.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인 14거래일 중 절반인 7거래일에걸쳐 수천억원대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가령 외국인은 지난달 25일 4천900억원, 28일 4천907억원어치 대규모 순매도에나섰다.
이에 따라 25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7.79포인트(0.91%) 하락한 1,946.69로내려앉았고 28일에는 1,940선마저 내줬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지난달에는 뱅가드 청산물량, 차익잔고 청산, 비프로그램 매도가 결합되면서 외국인 매도 공세가 컸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들 세 가지 요인에 대한 부담은 2월 들어와 크게 약화했다.
뱅가드 청산물량은 여전히 나오고 있지만 대체 매수세가 프로그램 비차익 형태로 유입하고 있다. 또 1월 애플과 현대차[005380]의 실적부진에 환율 우려가 겹치며전기전자(IT)와 자동차 종목에 집중됐던 비프로그램 형태 매도가 지난주 순매수로전환했다.
오 연구원은 "이들 요인의 완화로 외국인 매수가 개선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코스피 하단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外人 매수 본격화하기엔 "韓시장 검증 필요" 외국인 매도세가 2월 들어 잦아들기는 했지만 투자심리가 개선돼 매수가 본격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관망세가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해 들어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매도 우위를 보이는 외국인이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11월 이후 40조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팀장은 "한국 정책 당국의 경기부양 의지가 다른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탓에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낮아진 상태"라고진단했다.
또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업종 IT와 자동차와 관련해 "최근 환율여건 변화와 다른 나라 경쟁기업의 정상화 과정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기존의 이익규모를 지속할수 있을지 검증할 시간이 외국인에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점 때문에 투자매력이 충분하다는 긍정적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대비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도는 금융위기 이후최고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직 뱅가도 이슈로 주춤한 상태지만 점진적으로 과도한 밸류에이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외국인들의 한국시장 매수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