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가부양 가능성은>

입력 2013-02-12 20:18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국민연금을 통해 정부가 주식시장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화두는 과연 정부가 국민연금으로 지수 방어에 나섰는지 여부다.



김 전 위원장은 12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금융투자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최근에도 정부가 주식시장에 많이 개입한 것 같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노후를 위한 기금을 수익률에 대한 고려보다는 정부의 지침에따라 증시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볼 경우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과 엔저ㆍ원고 현상 때문에 올해 들어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한국만 부진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 연기금이 대규모의 매수세를보인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2천08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에 개인은 1조2천2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조6천88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 사이 코스피는 1,997.05에서 1,945.79로 2.57% 내렸다.



국민연금측은 이러한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측은 "당연히 일어나지 않고 있는 일이고 있을 수도 없는일이다. 우리는 시장 가치에 따라 정해진 투자지침에 따라 투자할 뿐"이라며 정부의지시에 따른 주식시장 개입설을 일축했다.



문제는 과거 경제위기때마다 국민연금이 증시에 대규모의 자금을 풀었다는 점에서 이런 해명이 국민들에게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2008년 세계 경제위기 당시 5조2천억원의 국내주식 투자 평가손을본 상황에서 2조원 이상을 신규투입하는 안을 추진해 논란을 빚었다. 2011년 8월에도 외국인이 1조1천억원 이상을 매도하면서 코스피 1,700선이 무너졌을 때 연기금은5천억원 이상을 매수해 지수를 1,800선으로 끌어올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암암리에 국민연금측에 투자 확대를 지시할 수 있다"면서 "대놓고 말은 못해도 한두번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니어서 외국인들도 다 알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측은 "우리의 투자원칙은 싸면 산다는 것일 뿐 누가 사라고 해서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매수에 들어가는 시점이 주식시장 폭락과 맞아떨어지는 바람에 제3자가 보기에의혹을 가질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충분히 조정이 이뤄졌다고 판단해 매수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실제 정부가 올해 들어 국민연금을 동원해 주식시장에개입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을 동원하려면 국가경제가 심각하게 위태롭거나 특정 산업에 전략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 "시장이 폭락한 것도 아니고 2% 가량 빠졌을 뿐인데 그렇게 할 리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은 작년부터 주식투자 비중을 계속 늘려가는 추세였다"면서 "정부는 최근에는 환율시장 방어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만 주식시장은 정부가 개입할 수준은 아니어서 신빙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