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년 4분기 GDP 성장률 관련 내용 추가>>
세계 경제가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주요국 경제지표가 회복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본격적인 반등이라고 보기에는여전히 각종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 세계 경기 회복 신호 곳곳에서 포착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의 근거로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의 경제지표 개선이 꼽힌다. 세계 경제의 양대산맥인 미국과 중국 경기는 지난해 4분기 이후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가 33만건으로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주 이동평균 실업수당청구도 2008년 3월 이래 최저였다.
미국 12월 경기선행지수도 0.5%로 전월보다 상승했다.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6.1로 전월과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중국은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7.9%로, 2010년 4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또 4분기 소매 증가율이 전분기보다 0.3%포인트 높은 14.4%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출 증가율도 9.4%로 3분기 4.5%를 크게 웃돌며 내수와 외수 부문이 모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회복 강도에 대한 해석에는 차이가 있지만 작년 하반기가 세계 경기 저점이라는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유럽이나 일본 경기가 여전히 침체 국면에 있지만 미국과 중국 경제가 살아나면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회복세가 약하기는 하지만 추가적인 경기 위축은 없는 수준이라고 본다"라며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보다 회복될 것이고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해 유럽 자금 사정도 나아졌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 경기가 작년 4분기 이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유럽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금융위기의 위험은줄어들어서 전반적으로 대외 여건이 작년보다 개선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 美ㆍ유럽 부채와 통화정책이 걸림돌 될 수도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큰 그림에서 회복세로 가는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ㆍ유럽의 부채와 통화정책에서 비롯된 문제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0.1%로 집계됐다. 2009년2분기 이후 14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미국은 지난해 3분기까지 기대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허리케인 '샌디'와재정절벽 우려 등으로 4분기 성장률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은 법정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뿐 아니라 국가 신용등급도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연구원은 "2011년 8월 미국 부채한도 문제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듯이 미국이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하면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정절벽 합의안 통과에도 미국 재정위기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부정적 전망도있다.
미국 피터슨재단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작년 72%에서 2022년 87%, 2040년 2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도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세계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금융산업실장은 "유럽의 디폴트 가능성은 작아졌지만 본질적으로 국가부채가 줄어든 게 아니어서 실물경기의 회복에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공격적인 통화정책도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권순우 실장은 "통화정책이 실물경기 회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세계경제 회복에 대해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선진국의 유동성 확대가 인플레이션 문제를 부각시켜 하반기에 금리가 오를 수 있는 점이 세계경제의 불안요소"라고 진단했다.
◇ 韓, 경기 반등 국면…"성장폭은 글쎄…"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면서 한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0.4%로 3분기 0.1%보다 개선되자 국내 경기가 3분기에 저점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전날 발표된 12월 광공업 생산이 전달보다 1.0% 상승하며 넉달째 오름세를 지속한 것도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세계 경기 개선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 3%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동향ㆍ전망팀 김성태 연구위원은 "12월에는 조업일이 이틀이나 줄었는데도 산업활동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다"며 "이런 개선세와 작년 2.0%의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올해 3%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복세가 강한 연속성을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3.2%에서 2.8%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다수의 해외 IB도 전망치를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3.4%에서 3.1%로, JP모건은 2.9%에서 2.8%로 전망치를 변경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의 높은 수출의존도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이 수출을 늘리고 중국이 내수를 늘리는 체질 개선에 돌입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수출 증대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소득 정체, 가계부채 심화, 부동산 경기 침체도 부담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수출과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건설경기나 설비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매우 적다"며 "한국은행의 2.8% 성장 전망도 하향조정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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