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 주식시장에서는 페라가모와루이비통 등 명품 관련주들이 유독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세계 명품시장 점유율 2위인 중국의 경기회복세와 부동산 가격상승에 힘입어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유중인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가 늘어나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 부유층이 지갑을 열면서 국내 여행주와 카지노주 실적에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유럽 럭셔리株 32% 급등 25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유럽 증시는 작년 한해 동안 14.37% 상승했다.
하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유로 럭셔리 지수는 같은 기간 289.55에서 381.7로31.8% 올라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유로 럭셔리 지수를 구성하는 개별 기업 중에서는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주당 10.2유로에서 16.6유로로 63.5% 올랐다.
콩파니 피낭시에르 리셰몽과 토즈도 각각 50.3%, 51.7%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프라다는 35.15달러에서 73.95달러로 1년 사이주가가 갑절이 됐다.
이밖에 크리스찬 디올과 LVMH(모에ㆍ헤네시ㆍ루이비통)가 40.0%와 26.9%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코치와 티파니 등 미국 브랜드는 오히려 각각 9.1%와 13.5%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중국인이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유럽 명품 브랜드가 강세를 보인 셈이다.
KDB대우증권 이정민 연구원은 "중국 본토의 명품시장 규모는 매년 30%씩 빠르게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치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덧붙였다.
작년 12월 9일 구찌와 입생로랑을 보유한 프랑스 PPR그룹이 중국 보석업체 키린(Qeelin)을 인수해 중국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로 한 결정도 명품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中 부자들 올해도 지갑 열 듯…국내 기업도 득 볼까 이러한 유럽 럭셔리주의 독주에는 작년 5월을 기점으로 반등 중인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부동산을 소유한 고소득층의 소비가 그렇지 않은 저소득층보다 빨리 늘어나며, 일반 내구소비재보다 사치재 소비 증가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도 "중국은 경제 구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나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 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규제 우려가 남아있지만, 인민은행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부동산 가격에 불만을 표시한 응답자 수가 2009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올해도 부동산 시장의 완만한 회복세가 소비를 진작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고소득층이 주머니를 열기 시작한 만큼 한국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유층의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 증시에서도 여행주나 카지노주 등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국내 여행주와 카지노주는 관광객 증가와 원화강세라는 겹호재로 실적이크게 향상됐다.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2%와 29.3%씩 늘었다. 파라다이스[034230]는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흑자전환했고, GKL[114090]은 1∼3분기 총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92.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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