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 배덕훈 기자]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던 영국 프로축구팀 감독이 자신의 팀 승리 소식을 듣고 깨어나는 기적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9부리그 한 축구팀의 웨인 쏜 감독의 영화같은 일화에 대해 보도했다.
올해 33살인 웨인 쏜 감독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9부리그 라크홀FC의 젊은 감독이다. 하지만 그가 소속되어 있는 9부리그는 하위리그이기 때문에 감독직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어려웠다.
따라서 그는 낮에는 부엌 설계사로, 밤에는 축구팀 감독으로 일하며 생활했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며 기대에 부풀어있던 쏜에게 지난달 말 큰 불행이 닥쳤다.
부엌 설계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중 큰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폐에 구멍이 나고 늑골이 모두 부러지며 엉덩이와 골반이 박살나는 등의 중상이었다. 쏜 감독은 바로 브리스톨 병원으로 이송 됐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가 지휘하고 있는 라크홀FC는 감독이 병상에 누워 있는 상태로 지난 10일 브리트포트와의 개막전에 출전했다.
쏜의 아내는 남편이 워낙 자신의 팀을 사랑했고 혹시나 팀이 승리한다면 남편에게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남편에게 개막전 경기상황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런 아내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라크홀FC는 감독 없이 분전했지만 브리트포트에게 1-3으로 끌려가며 점차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쏜의 아내의 기도를 들었을까. 라크홀FC는 3골을 몰아 넣으며 승부를 뒤집고 짜릿한 개막전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이때 기적이 일어났다. 아내에게 경기 상황을 전해들은 쏜이 역전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자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눈을 뜬 것이다.
쏜의 아내는 자신의 트위터에 "쏜에게 점수를 알려주며 경기상황을 전하고 있었는데 4번째 골이 들어가 역전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쏜이 눈을 떴다"고 전했다.
의사도 그녀에게 남편이 눈을 뜬 것은 기적같은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폴 랜킨 라크홀 구단주는 "브리트포트와의 시즌 첫 경기를 이겨 쏜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줄 수 있었다"며 "쏜에게 축구는 그의 가족과 함께 자신의 삶과 다름 없기때문이 일어난 일이다"라고 기뻐했다.
의식을 되찾은 쏜은 영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팀 팬들뿐 아니라 내 소식을 접한 많은 축구 팬들이 격려의 말을 전해와 힘이 된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께 다시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빨리 완쾌하겠다"고 다짐했다.
paladin70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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