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갈라놓았던 부부…60년만에 해후

입력 2013-07-29 17:25
[CBS노컷뉴스 배덕훈 기자] 한국전쟁 당시 이별했던 부부가 60여년 만에 극적으로 만나 재회한 소식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이순상(89) 씨와 그의 아내 김은해 씨가 한국전쟁때 헤어진 후 60여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했다"고 보도 했다.

이순상 씨는 60여년 전 결혼 직후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한국전쟁에 징집됐다.

이 씨는 1953년 북한군에 포로로 끌려 갔고 곧 바로 휴전이 선포돼 두 사람은 생이별해야만 했다.

북한으로 끌려간 이 씨는 3년 6개월 가량 포로수용소에서 지낸 후 악명 높았던 아오지 광산으로 보내졌다.

이 씨는 북한에서 만난 여성과 결혼 하여 아이도 낳으며 살았지만 고향을 잊지 않았다.

그는 "북한의 생활은 힘들어서 항상 고향에 대한 생각을 했다"며 "북한에서 한국인은 굶어 죽고 있다고 선전을 해, 내 아내도 죽었을 거란 생각은 했지만 언젠간 고향에 꼭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77세가 되던 해에 이 씨는 탈북을 결심했다.

그는 북한에서 담배사업을 해 모은 돈 전부(북한 돈 2만원)를 가족에게 남기고 탈북을

시도해 중국으로 향했다.

우여곡절 끝에 중국에 도착한 이 씨는 브로커 등을 통해 고향의 옛 부인의 연락처를 수소문했고 2004년 8월 김 씨의 연락처를 입수했다.

이 씨는 50여년만에 한국에 있는 부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김 씨는 보이스피싱 사기 전화라 생각해 몇년 간 그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말 그리웠던 부인과 통화하기 위해 계속 전화를 걸었고 결국 김 씨는 그 전화를 받았다.

김 씨는 "보이스피싱 전화인줄 로만 생각했다"며 "남편에게 정말 살아있느냐고 수차례 물었다"고 전했다.

전쟁이 갈라놓아 60년동안 헤어졌던 두 부부는 결국 해후했다.

김 씨는 "60년만에 만난 남편은 너무나 말라있었다. 단지 남편의 코만 알아 볼 수 있었다"며 "우리는 서로를 꼭 껴안고 울었다"고 가슴 뭉클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노부부는 "남은 여생은 서로를 위해 살고 싶다"고 밝혀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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