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할'이 한국인 조종사 이름?…美 방송뉴스 '파문'

입력 2013-07-13 17:38
[CBS노컷뉴스 변이철 기자] 미국의 한 지역방송이 착륙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 조종사 4명의 이름을 인종차별적 색채가 강한 엉터리 이름으로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방송인 KTVU는 12일(현지시간) 정요뉴스에서 사고기 조종사들의 이름을 "섬 팅 왕(Sum Ting Wong), 위 투 로(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뱅 딩 오(Bang Ding Ow)"라고 밝혔다.

특히 진행자 토리 캠벨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이 같은 이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종사 이름이라고 소개한 표현은 '뭔가 잘못 됐어'(Something Wrong),

'우리는 하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등 아시아계의 부정확한 발음을 조롱할 때 주로 쓰이는 것이어서 방송 직후부터 거센 인종차별논란을 불러왔다.

마지막 표현 '뱅 딩 오' 역시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구타당하는 장면을 묘사할 때 등장하는 의태어인 'Bang'과 'Ding,' 그리고 놀람 따위를 나타내는 의성어 'Oh'를 나열한 악의적인 것이라는 지적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NTSB는 이날 오후 9시 사과 성명을 발표해 "부정확하고 모욕적 이름을 확인해준 것은 자신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하계(summer) 인턴의 실수"라고 주장했다.

KTVU 또한 성명을 통해 "부정확한 이름을 보도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에도 미 시카고 선타임스가 머릿기사 제목으로 '프라이트214'(FRIGHT 214)를 사용해 인종차별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플라이트'(Flight·항공편)를 대신한 '프라이트'가 '공포'라는 뜻을 갖기도 하지만

알파벳 'L'과 'R'을 명확히 구분 못 하는 아시아계를 조롱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KTVU의 뉴스영상을 올린 유튜브 등에는 "참 어이없고 황당한 인턴이네", "앵커가 어떻게 저런 표현을 이름이라고 뻔뻔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지?", "미국여행 취소하고 싶어진다!", "유감스럽지만 이것이 미국 방송뉴스의 현실이다" 등 네티즌들의 격앙된 반응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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