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훙치'…中北 관원들만 타는 차

입력 2013-06-12 11:18
중국 국영 자동차 생산기업인 이치(一汽) 자동차가 중국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자동차 훙치(紅旗) 브랜드 제고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일 '훙치 2011년 단 2대 판매, 중국과 북한관원만 탄다'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치 자동차가 '훙치' 브랜드 부활을 위해 분투중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전했다.

중국 자동차업 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독일 자동차브랜드는 '존중' 심지어 '숭배'의 감정을 제공하지만 훙치브랜드는 단지 일종의 '회고'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훙치는 중국 이치자동차가 1958년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며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등 중국 역대 수뇌부가 톈안먼(天安門) 광장 앞에서 군대사열을 할 때 탑승했던 세단형 자동차로 중국 정치권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경쟁력을 갖춘 외제차량들이 도입되면서 이치자동차는 1981년 훙치 생산을 중단했다가 14년만인 1995년 들어서야 생산을 재개했다.

신문은 "훙치 자동차는 너무 평범해 중국과 북한의 정부관원만이 이런 차를 탈 것 같다"는 상하이 모터쇼 한 고객의 말도 소개했다.

지난 2011년 훙치(紅旗) 자동차 판매량은 단 2대에 그쳤으며 2012년에도 연간 판매량이 127대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정부까지 나서 중국산 브랜드 훙치자동차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 태평양 섬나라인 피지에 훙치자동차의 신차 H7 20대를 기증했고 이에앞서 지난 4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때도 훙치 자동차를 의전차량으로 사용했다.

이치그룹은 중국정부로부터도 올해 모두 900여대의 주문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치 자동차 그룹은 또 소비자 인지도 제고를 위해 베이징과 상하이·광저우·시안 등 지역에 전시매장을 조성하는 한편 판매차량들에 대해 4년 혹은 10킬로미터 무상수리 서비스제를 도입했다.

이치 자동차는 지난달 30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훙치의 새 모델인 'H7 발표회'를 가졌으며 올해부터 2015년까지 3년동안 모두 105억 위안(한화 약 1조9,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치자동차는 최근 회사 자금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이 증발하는 창사 이래 최대 부패 스캔들이 불거졌으며 이 사건에 연루된 회사간부 100여명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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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성기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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