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영어연설에 '긴장한 듯' 朴 대통령

입력 2013-05-09 01:36


8일(한국시각)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미 중간선거 이후 미 의회에서 연설한 첫 여성지도자가 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 상하원들의 기립박수 속에 의회 회의장에 입장했다. 전날 포토맥 강가에 있는 한국전 참전공원을 참배하며 대리석에 새겨진 문구를 되풀이하는 것으로 '한미 혈맹'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알지도, 만나 보지도 못하는 나라의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나라의 부름에 응한 조국의 아들,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는 대리석의 문구는 매우 친숙한 것이지만 다시 한번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찰스 랭글 상원의원 등 미 의원 4명을 일일히 호명했다. 이들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호명에 기립했고, 동료 의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이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박 대통령도 미소를 띠며 연단에서 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또 혈맹의 역사가 한미동맹 60주년이 되는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3대에 걸쳐 한국에서 군복무를 한 데이비드 모건 중령 일가를 소개했다. 모건 중령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한국전에 참전했으며 자신도 지난 1992년과 2005년 두차례에 걸쳐 한국에서 복무했다.

모건 중령 부자 역시 박 대통령의 소개에 기립했고 참석자들도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영어로 해야 하는 부담 때문인 듯 박 대통령은 연설 초반 말을 더듬거나 표정이 굳어지며 오른손을 계속 사용했다. 일부 미 의원들은 미리 배포된 연설문을 참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낸시 팰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성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연설에 시종일관 귀를 기울이며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박 대통령의 영어 연설은 자연스러워졌고 발음 역시 부드러워졌다.

박 대통령은 '한미파트너십의 3원칙을 제시하며 첫째 원칙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기초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고 북한 핵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은 정치상황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점도 덧붙였다.

두번째 원칙으로는 한미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와 협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 대목에서 박 대통령은 '일본'을 겨냥한 듯 "어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내일은 없다", "역사에 눈을 감는 자는 미래를 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 원칙으로 박 대통령은 한미간의 '글로벌 협력'을 거론하며 대테러 공조와 국제금융위기 대처 등을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미 의회가 관건인 한미원자력협정 재개정 문제와 한국인 전문직 비자쿼터 문제에 대해서도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한국 최초, 동북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박 대통령이 여성의 문제를 언급했으면 더 큰 공감을 얻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hope@cbs.co.kr
[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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