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의 비극, "아빠, 아무것도 안 들려요"

입력 2013-04-18 17:09


큰 굉음과 함께 화면이 뒤집어지고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비규환인 상황 속에서 다급히 여자아이가 외친다. “아빠, 아무것도 안 들려요!(Dad, I can't hear anything!)”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비료공장 폭발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Waco) 근처에서 찍어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영상은 채 1분도 되지 않는다.

동영상은 차에 탄 남성이 아이폰으로 화재가 난 공장을 찍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해가 저문 저녁하늘을 배경으로 공장에서는 검은 연기와 함께 매서운 불길이 번지고 있다.

간간이 부는 바람 소리와 남성의 중얼거림만 빼면 영상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처럼 고요하다. 귀를 잘 기울이면 희미하게 앰뷸런스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육안으로만 봐도 공장은 ‘불구경’이 가능할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 영상 시간이 막 30초를 지나는 순간, 공장에서 큰 불기둥이 일어나 순식간에 촬영자를 덮친다. 어지럽게 흔들리는 영상은 당시의 혼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일제히 비명이 울려 퍼지고 남성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린다. 딸을 향해 “너 괜찮아?(Are you okay?)”라고 남성이 묻지만 딸은 절박한 목소리로 두 문장만 반복해 외친다.

“아빠, 아무것도 안 들려요!(Dad, I can't hear anything!)”, “제발 여기서 도망쳐요!(Please get out of here!)”

화면이 암전되어 촬영자와 그 딸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지만 영상에 따르면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각국 네티즌들은 해당 동영상에 "저 둘 어떻게 됐을까? 죽진 않았겠지?", "요즘 미국 왜 이러나. 보스턴부터 텍사스까지.", "어떻게 저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폭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생생한 현장의 충격이 그대로 느껴진다" 등의 댓글을 남겨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중북부에 있는 비료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최소 100명에서 20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현장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사상자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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