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안보리, 대북 물리적 제재 가할까?

입력 2013-02-12 14:11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전격 강행하면서 UN안전보장이사회가 물리적 제재까지 포함한 강력한 제재에 나설지 주목된다.

UN안보리는 12일 오후 11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지난달 UN안보리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대한 제재 결의 2087호에서 북한이 추가도발을 할 경우 '중대한 조치'를 취하기로 해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은 예견돼 왔었다. 특히 이번달 안보리 순회의장국이 한국이어서 회의소집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순회의장인 김숙 UN주재 대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회의를 신속하게 소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사는 또 "형식과 내용 모두 강력한 조치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일단 안보리 제재의 형식은 '결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발행위의 '상습성'과 핵실험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으로 미뤄 강제성 없는 '의장성명'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재의 수위(내용)이다. 안보리가 UN헌장 7장 42조를 바탕으로 '물리적 개입'까지 제재에 포함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UN헌장 7장은 '평화에 대한 위협과 침해 및 침략행위에 관한 행동'을 규정한 부분으로, 평화위협국과 침략국가에 대한 군사적, 비군사적 제재를 담고 있다.

우선 41조는 비군사적 제재를 담고 있는데, 안전보장이사회로 하여금 "군사력을 제외한 제재수단을 결정할 수 있도록"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제관계의 전부 또는 일부 단절과 철도, 해상, 항공, 우편, 무선통신 등 각종 통신의 중단과 외교관계 단절"을 예로 들고 있다.

42조는 41조의 비군사적 제재가 적절하지 않다고 안보리가 판단할 경우 "공중, 해상, 육상 병력에 의한 행동(action)을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행동에는 "(무력)시위(demonstration), 차단(blockcade), 기타 육해공 병력의 작전(operation)"을 포함하고 있다.

북한의 개인과 단체에 대한 금융자산 동결과 해외여행 금지, 의심화물, 선박 검색 등을 내용으로 하는 UN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는 모두 UN헌장 7장 41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같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면서 42조 규정에 의한 '물리적 제재' 가능성이 미국 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은 UN헌장 7장을 근거로 물리적 방식을 동원하는 추가 UN결의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전 라이스 UN주재 미국 대사도 지난 1월 제재결의 2087호 상의 '중대조치'와 관련해 "41조 상의 수단은 물론 다른 조치도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혀 '42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제재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군사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 밖에 듣지 못했다"고 미국 정부 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UN헌장 7장은 물리력 사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미국은) 군사적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심선박 검색시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은 UN헌장 7장 42조를 원용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군사작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낮게 내다봤다.

즉 UN헌장 7장 42조에 근거한 대북제재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본격적인 '군사작전(operation)' 보다는 선박검색시 '물리력'을 동원한 차단 등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안보리가 42조를 원용한 대북 제재 결의에 합의한다면 북한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북한에 대해 처음으로 물리적 제재 개념을 도입한데다 중국과 러시아 등 자신들을 지지해왔던 나라들조차 등을 돌린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 이같은 제재안에 찬성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중국이 이번에도 대북 제재안에 반대할 경우 지난 1월 로켓발사 제재 결의 때처럼 결의안 채택에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9년 2차 핵실험 당시 안보리는 18일만에 제재 결의를 채택했으며 지난 1월 로켓발사 제재 때에는 40여일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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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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