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안보팀 대화파 전진배치...북미 대화 가능성은?

입력 2013-01-09 06:34
오바마 행정부 2기 외교안보팀에 '대화파'가 전진배치 되면서 향후 북미 대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8일(한국시각) 차기 국방장관에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차기 국무장관에 존 케리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두 사람은 모두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전쟁을 반대하고 대화를 강조해온 대표적인 '비둘기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케리 지명자의 경우 지난 2004년 대선 출마 당시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비판하면서 북미 양자회담을 주장하는 등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선호해왔다.

헤이글 지명자 역시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을 비판하면서 양자 대화를 주장했고, 이란에 대한 제재 대신 직접협상을 주문하는 등 의회 내 대표적인 협상파이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기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도 향후 대북 정책 변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대선 후보 당시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주장했다. 그러나 집권 뒤에는 '전략적 인내'정책을 구사하면서 '북한이 먼저 변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을 잇따라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으로 하여금 대화에 나서기 힘들게 만든 측면이 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내 '보수적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하는 정치상황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 선거부담 없이,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대북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게 됐다. 대화파들을 외교안보팀의 수장으로 채운 것 역시 이같은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외교안보정책의 중심을 중동이나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기려는 전략 속에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호전적 행동을 잠재워야 한다. '북한이 변해야 대화를 하겠다'며 완고한 입장을 보였던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해 2.29 합의를 타결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이 호응을 하느냐 여부이다. 미국 정부의 유화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로켓을 발사할 경우 북미 양자가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국무부와 국방부 장관이 교체됐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1기 행정부 때보다 대북정책이 적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hope@cbs.co.kr
[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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