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인벤터는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논문과 특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에너지·건설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설립한 기후테크 기업이다. 현재 경기도 화성에 50MW급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초경량·고출력 태양광 모듈과 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투명하고 유연한 하이드로겔 기반 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정영수 대표가 2022년 11월에 설립했다.
정영수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학사, 서울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MIT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을 거쳐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기계시스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나노입자 코팅, 하이드로겔 및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을 연구해 왔다.
대표 아이템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초경량·고출력 태양광 모듈이다. “기존 유리 태양광 모듈은 무겁기 때문에 노후 공장이나 창고, 구조 하중이 제한된 지붕에 설치하기 위해 별도의 보강공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에이스인벤터의 경량 모듈은 유리를 경량 복합 소재로 대체해 건물에 가해지는 하중과 운송·시공 부담을 줄였습니다. 100W급 소형 제품부터 700W급 대형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으며, 공장·창고 지붕, 주차장, 영농형 태양광, 건물 외벽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하이드로겔 기반의 투명·유연 태양전지다. “기존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투명성과 심미성이 우수하지만 액체 전해질의 누액과 휘발, 낮은 내구성이 상용화의 걸림돌이었습니다. 에이스인벤터는 액체 전해질을 수용액 기반의 하이드로겔 전해질막으로 바꿔 누액 위험을 줄이고, 전극과 전해질의 결합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전기영동증착 기술을 활용해 나노입자 전극을 저온에서 균일하게 코팅함으로써 투명하고 유연한 대면적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경량 태양광 모듈로 매출과 시장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하이드로겔 태양전지를 창호·커튼월·블라인드·온실 등에 적용해 건축물 전체를 발전 공간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에이스인벤터의 첫 번째 경쟁력은 설치 가능한 공간을 확대한다는 점이다. 기존 태양광 모듈은 무게 때문에 설치할 수 없는 건물이 많다. 경량 모듈은 구조 보강비와 시공 부담을 줄여 노후 공장, 창고, 저하중 지붕 등 지금까지 태양광 설치가 어려웠던 공간을 새로운 시장으로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원천기술부터 생산까지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다. 에이스인벤터는 하이드로겔 전해질, 전기영동 나노입자 코팅, 모듈 설계 및 신뢰성 평가와 관련한 국내외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50MW급 생산라인과 태양광 모듈 생산·품질·KS 인증 경험을 보유한 인력이 함께하고 있어 연구개발 결과를 빠르게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현재의 매출 제품과 미래 성장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량 실리콘 모듈은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고, 하이드로겔 태양전지는 투명·유연 BIPV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중장기 성장동력이다.
에이스인벤터는 태양광과 건설 분야는 일반 소비자 대상 광고보다 제품 인증, 현장 실증, 시공 레퍼런스와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에이스인벤터는 B2B 프로젝트 영업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건설사, 태양광 EPC 기업, 전문 시공사, 설계사 및 건축자재 기업과 협력해 제품 적용 가능 현장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제품 샘플과 성능자료를 제공하고, 실제 건축물에서 실증한 결과를 바탕으로 발주처의 요구 사양에 맞는 모듈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경량 태양광 모듈과 BIPV 분야의 전문 시공·영업 파트너와 전략적 협력관계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전시회, 건축·건설 관련 전시회와 기술설명회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 있으며, 공공 실증사업과 정부 지원사업을 활용해 성능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제품은 고객이 직접 무게와 구조를 비교해 보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공장 방문과 실물 제품 시연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이스인벤터는 창업 초기부터 정부 연구개발사업, 정책금융 및 민간투자를 활용해 원천기술과 생산기반을 구축해 왔다. 현재는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인증, 양산, 국내외 판로 확대에 필요한 후속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Pre-A 단계의 투자를 유치 완료했다.
“향후 투자는 크게 두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건설·에너지·소재·태양광 기업과 같은 전략적 투자자에게는 제품 적용과 공동사업, 유통망 및 해외시장 진출까지 연결되는 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털과 같은 재무적 투자자에게는 생산 확대, 운전자금 확보, 국내외 인증 및 후속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자금만 제공하는 투자보다는 태양광 프로젝트, 건축자재, 발전사업 또는 해외 유통망과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투자자를 우선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에 대해 정 대표는 “태양광 모듈은 국내시장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산업이기 때문에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북미, 중동 및 아시아 시장을 주요 대상으로 제품 경쟁력과 인증 요구사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미에서는 초경량·컬러·유연 태양광 모듈 제품의 시장성과 수요처를 조사했으며, 해외 마케팅 및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통해 현지 파트너와 바이어를 발굴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700W급 초경량 모듈의 대량 공급 가능성, 고온 환경 적합성, 생산능력과 공급조건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해외 거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출신용기관과 연계한 결제조건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태양광 셀·소재·모듈 기업과는 부품 공급과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현지 생산 파트너와 에이스인벤터의 설계·품질·브랜드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연구자로서 좋은 논문과 특허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 성과가 실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려면 산이나 농지를 훼손하기보다 건물의 지붕과 외벽을 발전 공간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존 태양광 모듈은 무겁고 불투명해 적용할 수 있는 공간에 한계가 있습니다. 연구해 온 하이드로겔과 나노입자 코팅 기술을 활용하면 더 가볍고 투명하며 유연한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를 직접 상용화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초기에는 대학에서 수행한 연구개발과 기술이전 성과를 기반으로 사업화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정부 연구개발사업, 창업지원사업, 정책금융, 보증부 대출과 민간투자를 단계적으로 연계해 연구장비와 인력을 확보하고 생산라인을 구축했습니다. 모든 자금을 한 번에 마련하기보다 기술 검증, 시제품, 인증, 공장 구축의 단계별 목표를 달성하면서 다음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창업 후 정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은 연구실에서 작은 셀 형태로 시작한 기술이 실제 크기의 제품과 생산라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직접 보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논문 속 가능성이었던 기술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고객과 시공사가 제품을 직접 들어보며 ‘이 정도 무게라면 기존에 설치하지 못했던 건물에도 적용할 수 있겠다’고 평가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덧붙여 “또한 회사의 성장과 함께 태양광 연구자, 생산기술자, 품질·인증 전문가가 모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며 “연구성과가 기업과 산업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건물의 에너지 자립과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것이 창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스인벤터는 현재 10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구개발과 생산·품질, 사업화 인력을 균형 있게 구성하고 있다. 기업부설 연구소는 하이드로겔 태양전지와 시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제조품질부에서는 태양광 모듈 생산·품질·KS 인증 경험을 보유한 인력이 소재 분석, 신뢰성 평가, 양산 공정과 품질관리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경영관리, 국내외 영업 및 사업개발 인력이 판로와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연구진과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소재·계면 분석, 시뮬레이션, 신뢰성 시험 및 지식재산권 전략을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의 원천기술과 기업의 양산·시장 역량을 연결하는 ‘Lab-to-Market’ 구조가 에이스인벤터 팀의 특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 대표는 “단기 목표는 경량 태양광 모듈의 인증과 양산 안정화를 완료하고, 국내 건설사·시공사와 함께 실제 설치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제품이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설명보다 실제 건물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시공비를 절감했다는 실적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로는 국내에서 검증된 제품을 중동, 북미 및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고, 현지 유통·시공 파트너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할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하이드로겔 기반 투명·유연 태양전지를 상용화해 창호, 커튼월, 블라인드, 온실과 자동차 등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가 적용되기 어려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에이스인벤터를 단순한 태양광 모듈 제조사가 아니라 건물과 도시의 유휴 공간을 발전소로 바꾸는 글로벌 에너지 소재·모듈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에이스인벤터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보육기업으로 선정됐다. 스마트건설지원센터는 혁신기술 기반의 스마트 건설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산업에 특화된 기술창업을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입주기업에는 아이디어 구현 및 시제품 제작, 실증 프로그램과 성장 단계별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투자와 판로개척, 홍보 등 스마트 건설 기업들이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건설지원센터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지원은 기술을 연구실 성능에서 실제 건축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태양전지는 발전효율만 우수하다고 바로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건축물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하중, 시공성, 방수, 내구성, 유지관리와 같은 건설현장의 요구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스마트 건설기술 실증·검증 연구를 통해 에이스인벤터의 초경량 박막형 모듈이 실제 건축물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성능과 시공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문가의 기술 자문과 실증 과정에서 얻은 피드백을 통해 제품 구조와 설치방식을 개선하고, 건설사와 발주처에 제시할 수 있는 객관적인 성능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개발 기업이 건설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실증 레퍼런스와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립일 : 2022년 11월
주요사업 : 초경량·고출력 태양광 모듈, 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의 개발·생산·판매 및 하이드로겔 기반 투명·유연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성과 : 경기도 화성 50MW급 태양광 모듈 양산라인 구축, 100W~700W급 일반·경량·BIPV 모듈 생산체계 확보, 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 KS C 8577 인증 확보, ISO 9001, ISO 14001, ISO 45001 인증 확보, 딥테크 TIPS 및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선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 건설기술 실증·검증 연구 완료, 하이드로겔 전해질, 나노입자 전극 코팅 및 태양광 모듈 관련 국내외 특허 다수 확보, 국내 건설사·태양광 시공사 및 해외 바이어와 제품 공급·공동사업 협의 진행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