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전광판 뜨자 '야유'…럭비 경기장서 무슨 일?

입력 2026-10-10 20:30
영국으로 돌아온 해리 왕자(42)가 럭비 경기장을 찾았다가 일부 관중에게서 야유를 받았다. 가족과 함께 지난 8월 미국에서 영국으로 돌아온 뒤 처음으로 혼자 참석한 공개 행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최근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잃은 슬픔과 왕실을 떠난 뒤 겪었던 우울증을 공개한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이날 잉글랜드 레스터의 웰퍼드 로드 경기장에서 열린 레스터 타이거스와 글로스터 럭비의 경기를 관람했다. 맥주잔을 손에 든 그는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손뼉을 마주쳤다.

해리 왕자의 모습이 경기장 대형 전광판에 등장하자 일부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졌다. 중계진은 "관중석에 있는 해리 왕자다. 고국에 돌아와 다시 럭비를 즐기고 있다"며 "야유도 들린다"고 말했다. 방송 화면은 몇 초 뒤 다른 장면으로 전환됐다.

해리 왕자는 레스터 타이거스 최고경영자인 안드레아 핀첸과도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레스터는 14점 차 열세를 뒤집고 글로스터에 38대 31로 승리했다. 두 팀은 운동신경원질환 진단으로 2022년 7월 은퇴한 양 팀 주장 출신 에드 슬레이터를 기리는 '슬레이터컵'을 놓고 맞붙었다.

해리 왕자는 지난 8월 아내 메건(45), 아들 아치(7), 딸 릴리벳(5)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시토에서 영국으로 돌아왔다. 이날 경기를 보러 갈 때는 아내와 아이들을 코츠월즈에 남겨뒀다. 메건은 지난 7일 런던 클래리지스 호텔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이 매체는 영국 복귀 이후에도 형 윌리엄 왕자 등 왕실 가족과의 관계가 개선된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는 최근 온라인 교육 플랫폼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99분 분량의 상실과 애도에 관한 강의에도 출연했다. 데일리메일은 그가 출연료 10만달러와 구독 수입 일부를 받았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 측은 보수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해리 왕자는 강의에서 12세 때 어머니를 잃은 충격을 털어놨다. 그는 왕실의 공식 업무가 공황발작을 유발했다고 털어놨다. 왕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셔츠와 넥타이를 착용할 땐 목이 졸리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았다고 했다. 해리 왕자는 "왕자였지만 여전히 슬픔에 잠겨 있었고 그 감정을 풀어놓을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향수를 뿌린 순간 억눌렀던 기억과 감정이 한꺼번에 떠오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왕실 생활을 떠나 캐나다로 간 뒤에는 긴장이 풀리면서 약 2주간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있어야 뇌가 작동하는 것 같았다"며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했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자녀 곁을 열흘 넘게 떠나 있지 않는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