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낫다" 회사 선물 뭐길래…직장인 절반은 '실망'

입력 2026-10-10 16:35
회사에서 받은 연말 선물 하나가 새해 업무 의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직장인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자신을 배려한 연말 선물을 받으면 새해에 일할 의욕이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직원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선물은 회사가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용 선물 플랫폼 스내피는 9일(현지시간) '2026 직원 연말 선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직장인 중 78%는 "회사로부터 세심하게 준비된 연말 선물을 받으면 새해 업무 의욕이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달 미국 정규직 근로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연말 선물의 효과는 일시적인 만족감에 그치지 않았다. 회사에서 배려가 담긴 연말 선물을 받아본 직원 중 71%는 업무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66%는 높아진 만족도가 3개월 이상 이어졌다고 했다.

회사가 자신의 노력을 인정한다는 인식도 강해졌다. 현재 회사에서 연말 선물을 받는 직원 가운데 69%는 세심하게 준비된 선물이 자신의 업무 가치를 인정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회사가 자신을 한 사람으로서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는 응답도 65%를 차지했다.

실제 직장생활 태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 회사로부터 연말 선물을 받은 직원 중 54%는 직장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동료나 조직문화와 더 가까워졌다고 느낀 응답자는 39%, 기대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고 싶어졌다는 응답자는 35%를 나타냈다.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는 응답과 회사에 계속 남고 싶어졌다는 응답은 각각 32%였다.

다만 선물을 무조건 제공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전체 응답자 중 회사가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느끼게 만든 선물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9%로 절반 가까이 됐다. 이들 중 82%는 이 같은 경험 때문에 회사의 감사 표시가 덜 의미 있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직원들이 선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가격이나 규모보다 개인적인 배려였다. 좋은 직장 선물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는 '자신에게 맞춘 듯한 느낌'이란 응답이 43%를 차지했다. '실제로 원하는 물건'이라는 응답은 36%로 뒤를 이었다. 31%는 '선물을 주는 사람이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꼽았다.

획일적인 선물에 대한 거부감도 확인됐다. 44%는 모든 직원에게 같은 선물을 제공하는 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직원에게 똑같은 크기의 단체 기념품을 제공하는 방식에 불만을 나타낸 것. '개인 취향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적한 응답자도 34%로 적지 않았다.

스내피는 "모든 직원에게 똑같이 선물하는 기존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직원마다 연령, 관심사, 취향, 거주지역 등이 다른 만큼 기업이 일률적으로 선물을 고르기보다 직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선물을 전달하는 시점도 중요했다. 응답자 중 72%는 12월에 받고 싶다고 답했다. 시기별로 구분하면 12월 초는 35%, 중순부터 하순까지는 37%였다.

기업의 선물은 직장 밖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 중 68%는 다른 회사 직원이 받은 선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회사도 비슷한 선물을 제공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경험이 있었다. 회사에서 연말 선물을 받아본 응답자 가운데 29%는 '자신의 회사를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추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답했다.

스내피는 기업이 연말 선물을 단순한 복리후생이나 일회성 행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직원의 기여도를 인정하고 조직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인사관리 전략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스내피는 "연말 선물은 사람에게 하는 투자"라며 "직원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선물의 개인화와 선택권을 우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