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베이스는 드론·로봇·AI를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 교량, 댐, 건축물 등 고위험 인프라의 점검을 자동화했다. ‘로봇 지능화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김송현 대표(44)가 2019년 6월에 설립했다.
김 대표는 한양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일본 교토대와 포항공대에서 AI를 연구했다. 연구 과정에서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는 한계를 직접 체감했다. 특히 고속도로 교량 점검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모습을 보고, ‘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확신으로 시에라베이스를 창업했다.
대표 아이템은 피지컬 AI 안전점검 플랫폼 ‘시리우스(SIRIUS)’다. 이 플랫폼은 교량·댐 등 야외 인프라용 드론 ‘시리우스 윙’, 실내·터널용 백팩형 ‘시리우스 웨어러블’ 그리고 3D 관리 시스템 ‘시리우스 렌즈’, 점검 결과의 진단 보고서 자동 생성을 담당하는 ‘시리우스 에디터’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 기술은 국내 최초로 점검에 특화된 Physical AI 점검 자동화 기술이다. 개별 시설물은 형태가 복잡하고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하여 단순한 자율주행 기술로는 점검의 자동화가 불가능하다. 시리우스는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획득한 정밀한 3D 맵을 바탕으로 형태를 인지하여 점검경로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장애물 요소를 인지 및 회피하며 GPS가 수신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자동으로 로봇 점검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500m 교량을 약 10분 만에 3D로 맵핑하고, 이후 AI가 균열·백태·누수·철근 노출 등 6종의 손상을 0.1mm 이하까지 탐지합니다. 시리우스 에디터는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외관조사망도, 손상물량표, 결과보고서를 자동 생성합니다.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하루 이상 걸리던 결과 정리가 자동화되면서, 진단 업계의 표준 양식 그대로 즉시 출력이 가능해졌습니다.”
시에라베이스의 경쟁력은 ‘환경 제약을 극복한 자동화와 데이터 품질, 그리고 결과 활용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회전형 LiDAR 기반 SLAM으로 실내외, GPS 음영 구역 등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점검이 가능하다. 둘째, 3D 맵핑 후 자율비행으로 이어지는 ‘맵핑 기반 점검 방식’을 통해 형태가 다양한 시설물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신기술로 기존 드론 점검의 한계를 극복했다. 셋째, 40만 장 이상의 데이터로 학습한 AI가 0.1mm 미만 균열까지 탐지하는 초정밀 분석 능력을 확보했다. 넷째, 시리우스 에디터를 통해 점검 결과가 진단업계 표준 보고서 형태로 자동 생성되어, 고객이 즉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다. 다섯째, 점검 시간 80% 단축, 인력·비용 50% 절감이라는 명확한 경제성과 함께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정확도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기존 안전진단 업체를 대체하기보다, 그들의 생산성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잡고 있다.
“시에라베이스는 초기에는 전시회 참가와 PoC(실증 테스트)를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했고, 이후 고객사들의 입소문을 통해 시장이 확장됐습니다. 현재는 국토교통부 혁신제품, 건설신기술 지정, 스마트건설 강소기업 선정 등 공신력 있는 인증을 기반으로 공공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CES 최고혁신상, 일본 굿디자인 어워드 수상 등 글로벌 성과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도 기술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전략적 파트너십 중심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습니다.”
시에라베이스는 지금까지 5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해 시리즈 A 라운드를 완료했다. 현재는 일본 법인 설립과 글로벌 확장을 위한 시리즈 B 투자를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에라베이스는 일본을 핵심 거점 시장으로 설정하고, 당사 투자사인 LIG아큐버의 일본 법인인 아큐버 재팬 그리고 위치 기반 서비스업체인 ENABLER와 함께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시장 규모가 크지만 신뢰 기반 진입이 중요한 만큼, 현지 파트너십 중심 전략을 택했습니다. 또한 도로공사의 제안으로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 그리고 필리핀 시장도 타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유럽, 중동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글로벌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김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AI 기술의 활용처를 고민하던 중, 교량에서 사람이 직접 위험을 감수하며 점검하는 현장을 목격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기술로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초기 자금은 정부 R&D 과제와 민간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하며 기술 개발을 지속했고, 이후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 기반을 확장했습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은 현장에서의 변화”라며 “과거에는 드론 점검에 대한 불신이 컸지만, 지금은 ‘위험 구간을 정확히 찾아낸다’, ‘드론 점검의 한계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을 로봇이 대신하고, 실제 사고 예방으로 이어지는 순간 기술의 가치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시에라베이스는 40명 중 절반 이상이 자율주행, 로봇 하드웨어, AI·시스템 분야의 석·박사급 개발자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는 사업개발, 영업, 운영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술과 사업을 동시에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5년 내 아시아 안전점검 자동화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확보하고, 10년 내 글로벌 인프라 안전관리의 표준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위험한 현장에서 사라지고, 로봇과 AI, 즉 피지컬AI가 안전을 책임지는 사회를 구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에라베이스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보육기업으로 선정됐다. 스마트건설지원센터는 혁신기술 기반의 스마트 건설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산업에 특화된 기술창업을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입주기업에는 아이디어 구현 및 시제품 제작, 실증 프로그램과 성장 단계별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투자와 판로개척, 홍보 등 스마트 건설 기업들이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건설지원센터를 통해 시제품 제작 지원은 물론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사업화 전략을 고도화했고, 투자 설명회 참여를 통해 투자 유치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해외시장 진출 지원 프로그램은 해외 시장 진출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설립일 : 2019년 6월
주요사업 : AI·드론·로봇 기반 인프라 시설물 안전점검 자동화 솔루션
성과 :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지정(제990호), 혁신제품 선정, CES 2025 스마트시티 최고혁신상, 일본 굿디자인 어워드 수상, 300회 이상 현장 실증 등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