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5% 찍은 美 국채 10년물…390억달러 입찰 흥행에 상승폭 축소

입력 2026-10-08 04:54
수정 2026-10-08 06:02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장 중 24년 만의 최고치인 5.35%까지 치솟았다. 390억달러 규모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되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높은 금리 수준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다시 끌어낼 수 있다는 신호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중앙은행, 10년물에 입찰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5.35%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입찰 결과 발표 이후 5.288% 수준으로 내려왔다. 전 거래일보다 약 0.03%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30년 만기 국채금리도 24년 만의 최고치에서 낮아져 5.67% 부근에서 거래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 상승세를 누그러뜨린 것은 미 재무부의 10년물 입찰이었다. 재무부는 이날 390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BMO는 이번 입찰을 '강했다'고 평가하며 딜러가 아닌 투자자들의 응찰이 평균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외 중앙은행 등이 포함된 간접 응찰자의 낙찰 비중은 80.3%로 최근 10차례 평균인 72.4%를 크게 웃돌았다. 직접 응찰자는 전체 물량의 17.1%를 가져가 평균 18.3%를 소폭 밑돌았다. 반면 딜러 인수 비중은 2.5%에 불과해 평균 9.4%를 크게 하회했다. 최종 투자자 수요가 강했다는 의미다.

시장 전략가이자 ‘더 북 리포트’ 저자인 피터 부크바는 CNBC에 “24년 만의 고금리가 매수자들을 끌어냈고 훌륭한 입찰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10년물 낙찰금리는 5.3%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투자 수요가 살아났지만,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장기 조달비용 자체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셈이다.

이번 입찰은 미 재무부가 이번 주 진행하는 세 차례 국채 발행 가운데 두 번째다. 재무부는 전날 580억달러 규모의 3년물을 발행했고, 8일에는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를 매각할 예정이다. 같은 날에는 20~30년 만기 국채를 대상으로 한 바이백도 실시한다. 유동성 지원을 위한 매입 규모는 최소 40억달러로 통상 규모의 두 배이며, 직전 같은 만기 구간의 바이백 규모는 40억달러를 조금 넘었다.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에 주요국 금리 동반 급등최근 국채시장의 매도 압력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겹치면서 확대됐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7월 말 이후 60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미국산 원유 가격은 20% 치솟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다시 높이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를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장기채 매도로 이어진 것이다.

매도세는 미국에 그치지 않았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2bp 급등한 4.876%에 거래됐고, 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7bp 오른 5.447%를 기록했다. 주요국 장기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인플레이션과 재정·통화정책 부담에 대한 경계가 커진 모습이다.

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채권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OMC 위원들은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신호를 주지 않았다.

9월 FOMC 의사록은 “현재 회의 이후 통화정책 전망과 관련해 대부분의 참석자는 연말까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한 차례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고유가와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준이 실제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장기채 금리가 다시 고점을 시험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 국채 투자 수요 굳건" 긍정론 나와 이번 입찰은 금리가 급등할수록 채권의 가격 매력이 커지면서 실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접 응찰 비중이 80%를 넘고 딜러 인수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은 현재의 높은 수익률 수준에서 해외 중앙은행을 포함한 장기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받아낼 의사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한 차례의 강한 입찰만으로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5%를 크게 웃돌고 있고, 30년물 역시 24년 만의 고점 부근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Fed의 추가 인상 가능성과 에너지 가격 상승, 해외 채권시장 매도세가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8일 예정된 220억달러 규모 30년물 입찰과 재무부의 확대된 바이백 결과를 주시할 전망이다. 장기물에서도 10년물과 같은 강한 최종 수요가 확인될 경우 금리 급등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약해질 경우 최근의 채권 매도 압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