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투자은행 전략가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2년내로 끝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시장 폭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들어 레이 달리오, 싱가포르테마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루빈 전 미재무장관 등 AI버블 붕괴론을 주장하는 의견들이 급증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에 소재한 판무레 리베룸의 전략가인 요아힘 클레멘트는 AI 인프라 투자 급증 추세가 2027년경에 무너질 것이라는 것이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미국증시는 전 날 하락했으나 AI인프라 투자 급증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이번 주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AI 거품은 2027년이나 2028년, 즉 향후 2년 안에 터질 것이라는 것이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잉여현금흐름이 거의 고갈된 반면 부채 비용은 빠르게 상승하여 이들 기업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S&P 500 지수의 2027년 말 목표치를 5,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36% 하락한 것이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월가 7명의 전략가들의 평균 전망치는 내년에 14% 상승한다는 것이다.
클레멘트는 유럽의 스톡스 600 지수도 내년말 430포인트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현재 수준보다 30% 이상 낮은 수치다.
지난해 유럽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고 적중했던 이 전략가는 현재 주식 시장의 상승세가 끝날 것이라고 가장 앞서 전망하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9월 중순까지만 해도 S&P 500 지수가 내년 말까지 8,300포인트에 도달하는 것이 자신의 가정이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투자 자금 조달 금리의 급등이 AI 관련 인프라 투자 호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기반으로 한다.
블룸버그의 추산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올해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7,1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내년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의 예상 수익 전망의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씨티그룹 전략가들은 이번 주에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2027년 견조한 실적이 글로벌 증시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레멘트는 그러나 자신의 약세 전망이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올해 유럽의 스톡스 600 지수에 대해 10% 상승해 가장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는 "6개월에서 9개월 안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 사람들을 각성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금이 바로 시장이 약세장으로 접어들 때를 대비한 비상 계획을 세울 때”라고 말했다.
그의 최우선 권고 사항은 S&P 500 지수가 벤치마크의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지면 "완전히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취하라"는 것이다. 200일 이동평균선은 지수의 종가를 평균내어 장기적인 시장 추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적 지표이다. 이러한 경우, 그는 식품, 담배, 제약주와 같은 초방어적인 업종을 추천했다.
최근 AI투자 붐이 꺼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이번 주 초 금리 상승과 자산가격 버블을 들어서 AI 투자 붐의 붕괴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테마섹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로히트 시파히말라니도 AI 투자 서사의 역전이 글로벌 시장이 직면한 주요 위험요소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7일 미국에서 열린 그리니치 경제 포럼에서 특히 AI생태계의 ‘순환(금융)위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AI 투자 붐이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재정적,사회적 위험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