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했는데도 "해고 안 돼"…밀린 월급까지 주게 된 회사 [김대영의 노무스쿨]

입력 2026-10-10 18:00
수정 2026-10-10 18:25
대마초 냄새가 났다는 이유로 약물검사를 받은 직원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회사는 이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과거에도 같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성 판정이 두 차례 나오면 해고할 수 있다는 사내 방침에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중재인은 직원의 복직을 명령했고 법원도 회사 측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0일 미국 노동·고용 전문 로펌 오글트리 디킨스에 따르면 뉴저지주 연방지방법원은 최근 콘크리트 업체 '카운티 콘크리트'가 낸 중재 판정 취소 청구를 기각하고 근로자 복직을 결정한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점심시간에 시작됐다. 직원 A씨가 자신의 승용차로 회사 부지를 지나가던 중이었다. 이를 지켜본 상사와 동료 직원은 차 안에서 강한 대마초 냄새가 났다고 주장했다. 상사는 A씨에게 약물검사를 받도록 지시했다. 결과는 '대마초 양성'이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 A씨는 앞선 2023년 12월에도 대마초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회사는 양성 반응이 두 차례 확인될 경우 고용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는 이른바 '투 스트라이크' 방침에 따라 A씨를 해고했다.

A씨를 대리한 국제트럭운전사노조(IBT) 측은 해고 조치에 이의를 제기했다. 분쟁은 중재 절차로 넘어갔다. 노조와 A씨는 옷이나 차에서 냄새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회사 사업장에서 대마초를 사용했거나 근무 중 '취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과거 어느 시점에 대마초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줄 뿐'이라는 것이다.

중재인은 지난해 12월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회사가 '사업장 내 대마초 사용·소지' 또는 '약물 영향으로 인한 업무능력 저하'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A씨를 기존 직무에 복귀시키고 해고 기간만큼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액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근속상 지위, 복리후생 혜택도 회복해야 한다는 명령도 함께였다.

회사는 중재 판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중재인이 뉴저지주 대마 규제·법집행 지원·시장 현대화법(CREAMMA)을 무시한 데다 노사 간 단체협약에 따라 부여받은 권한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적 구속력이 없는 '주 대마규제위원회'의 고용주 권고사항을 판단 근거로 삼았던 대목을 꼬집었다.

CREAMMA에 따라 뉴저지주에선 기호용 대마초 사용이 합법이다. 체액검사에서 대마초 대사물질이 검출됐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규정한다. 다만 근무 중 사용이 합리적으로 의심되거나 취한 징후가 관찰되는 경우, 업무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경우엔 약물검사를 요구할 수 있다. 근무 중 대마초 사용과 이에 따른 업무상 영향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법원은 '원직 복직' 판단을 내놓은 중재인 측 손을 들어줬다. 차 안에서 냄새가 났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무 중 대마초를 사용했거나 사업장에서 약물의 영향을 받았다고 의심할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A씨 발음이 불분명했다거나 눈이 풀렸다는 증언이나, 업무능력 저하나 부실한 업무 수행을 보여주는 증거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가 약물검사 이후에도 A씨에게 당일 오후 4시30분까지 근무하도록 한 사실이 법원 판단에 힘을 실었다. 그간 약물 영향으로 A씨가 이상행동을 보였다는 보고도 없었다. "대마초 냄새를 맡았다"는 사실은 일주일 넘게 지난 뒤에야 문서화됐다. 해당 사실을 알린 상사와 동료 직원은 약물 영향 여부를 판별하는 교육도 받지 않았다.

법원은 단체협약에 따른 중재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중재인이 법률·사실관계 판단 과정에서 오류를 범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판정을 "쉽게 취소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중재 판정 취소는 사기나 부패, 중재인의 명백한 편파성, 증거 심리 과정의 비위, 중재 권한 초과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이번 판정이 관련 법을 명백하게 무시하거나 중재 권한을 벗어나진 않았다는 것이 법원 판단이다.

이번 사건은 약물검사 양성 결과와 실제 근무 중 약물 사용·영향 여부를 구분해서 징계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오글트리 디킨스는 "뉴저지주 기업들은 약물검사·근무시간 외 대마초 사용 관련 사규와 단체협약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직원의 대마초 사용이나 약물 영향 여부를 판단하는 담당자에게 관련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