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서울에 내 집"…전용 40㎡ 이하 집값 껑충

입력 2026-10-06 18:00
수정 2026-10-07 00:41
서울에서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 하반기 들어 빠르게 치솟고 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 8월부터는 대형 면적대보다 소형 면적대의 상승률이 높은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전용 40㎡ 이하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방이 한 개에 불과해 그동안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다.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포모(FOMO·소외 공포)에 시달리는 청년과 1인 가구의 매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소형 면적대로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소형 아파트 상승률, 대형 앞질러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9월 28일 기준) 서울 전용 4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3%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7년 12월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3.99%에 그쳤다. 전용 40㎡ 초과~60㎡ 이하(10.34%)를 비롯한 다른 면적대가 모두 10~1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었다.

소형 아파트 상승률은 올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뛰었다. 6월 6.28%에서 7월 7.09%로 오른 데 이어 8월(8.0%)부터는 8%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용 40㎡ 이하 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일부 중·대형 면적대를 앞지를 정도로 가팔라졌다. 전용 85㎡ 초과~102㎡ 이하 아파트의 1년 매매가격 상승률은 7월까지만 해도 7.93%로 소형(7.09%)을 웃돌았는데, 8월(7.95%)에는 소형(8.0%)보다 낮아졌다. 소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전용 85~102㎡를 앞선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매수 수요가 몰리며 서울 전역에서 소형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잇달았다. 구로구 구로동 ‘구로두산위브’(660가구) 전용 36㎡는 지난달 30일 6억4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서구 등촌동 ‘등촌주공5단지’(1045가구) 전용 37㎡는 올해 4월까지만 해도 6억원대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23일 8억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연말까지 상승세 지속”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장인 86주 연속 오르는 등 집값 상승세가 장기화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소형 아파트로 매수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월 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중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거래가 2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6억원 이하는 25.5%로 4건 중 1건꼴이었다.

특히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층의 아파트 추격 매수가 소형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집값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져 서울 아파트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입지를 포기하지 못한 소비자가 차선책으로 소형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최근 전·월세 물량 부족으로 세 들어 살 집을 구하지 못한 청년층의 매수세가 강해져 연말까지는 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운 만큼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소형 면적대는 주거 편의성이 떨어져 아파트 중에서도 매수 수요가 적은 유형”이라며 “그동안 소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 부동산 상승장이 끝나는 분위기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묻지 마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